김무성 "朴측 불만표출창구 역할할 것"...유승민 "지명직은 별개…李최고 출당"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선후보가 내민 '화합의 손길'을 야박하게 뿌리치지는 않을 모양이다.

이 후보가 당내화합 차원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몫 지명을 사실상 박 전 대표에게 위임하는 예우를 갖춘데 대해 일단 박 전 대표가 측근인 김무성 의원을 추천하는것으로 '화답'을 했기 때문이다.

경선 패배후 '언더독'으로 인사상 불이익 등을 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박 전 대표측에서는 김 의원의 최고위원회 진입을 일종의 인사불균형 해소를 위한 이 후보측의 성의로 받아들일 명隙?생긴 셈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어제 강 대표와 통화를 하며 대충 이야기가 된 것 같다"면서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김무성 의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당사자인 김무성 의원과도 오전 직접 전화 통화를 갖고, 상황을 설명한 뒤 추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이날 부산지역 국민성공대장정 대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직 수락을 거부하지 않겠다.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지금까지 박 전 대표측 불만을 표출할 창구가 없었는데, 최고위원직을 맡으면 박 전 대표쪽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부산 한 음식점에서 이 후보가 이 지역 불교신도회 관계자 30여명과 비공개 오찬을 하는 자리에도 함께 참석했으나, 둘 사이에 별도의 대화는 오가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서는 박 전 대표의 이번 결정이 이재오 최고위원의 강경 발언을 빌미로 표면화된 양측간 갈등을 봉합하는 단초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은 '지명직 문제와 이재오 최고위원 문제는 별개'라는 강경주장이 여전해 이-박 양진영의 '일심동체'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이재오 최고위원에 대한 사실상 사퇴 요구에도 불구, 이 후보측에서지명직 최고위원 추천을 제안하며 문제를 덮으려는 '얄팍한 술수'를 쓰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날 이 최고위원 거취를 거론하고 나온 유승민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임명직 최고위원 문제와 이재오 최고위원 문제는 별개고, 내가 개인적으로 이재오 최고위원에 대해 문제제기한 것은 계속 문제삼을 것"이라며 "이 후보의 입장표명을 분명히 요구한 만큼 이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 역시 "이재오 최고에 대해서는 그 사람의 분열주의적 생각에 대해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고, 그것을 수습하는 카드로 지명직 최고를 제안했다면 말이 안 된다"면서 "그쪽에서야 장사하듯 자리하나 주고 문제를 덮을 속셈인지 모르지만,우리가 그거 받고 희희낙락하지 않는다. 이 케이스가 엿바꿔먹을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측에서 대선을 앞둔 당내 화합을 바란다면, '립 서비스'만 할 게 아니라실질적으로 패자측을 먼저 배려하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요구도 여전했다.

한 측근은 "결자해지고 매듭을 풀려면 승자쪽에서 풀어야 한다"면서 "박 전 대표와 무조건 쇼하듯이 만나 협상하듯 문제를 풀자고 할 것이 아니라, 진짜 화해하려고 하면 힘있는 쪽에서 모든 문제를 풀면 된다. 진정성을 보여야지 자꾸 박 전 대표에게만 매달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의 지지자 모임인 '근혜가족'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이재오최고위원의 당직 박탈 및 출당 ▲이명박 후보의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이 최고위원을 감싼 이방호 사무총장, 박형준 대변인 출당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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