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김윤옥씨 법명 '논란'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가 최근 불교계와의 접촉면을 한층 넓히는 모습이다.

교회 장로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 후보 입장에서는 많은 신자를 보유하고 있는 불교계를 잡지 못할 경우 득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고 있는 것.

이 후보는 31일 오전 부산 롯데호텔에서 전 범어사 주지 홍교스님을 비롯해 법연원 주지 조연스님, 여여선원 주지 정여스님 등 부산 불교계 큰스님 3명과 비공개 조찬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우리나라 같이 종교에 서로 관용적인 나라는 드물다. 다른 나라에서는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반목하고 전쟁도 한다"면서 "어떤부부는 남편이 기독교이고 아내가 불교여서 교회와 절을 격주로 다닌다고 하더라"는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고 한 배석자는 전했다.

그는 또 자신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언급하며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설득할 방법이 없겠느냐"며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이날 낮에도 부산 금정호텔에서 지역 불교신도회 관계자 30여명과 비공개 오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불심잡기 행보에는 측근들도 동참하고 있다. 부인 김윤옥씨를 비롯해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경선캠프에서 후보비서실장을 맡았던 주호영 의원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맡고 있다.

이상득 부의장은 일주일에 수차례 사찰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불교계 마당발 의원'으로 유명한 주호영 의원은 올연초부터 주말이면 전국 각지의 사찰을 돌며 '이명박 알리기'에 '정진'하고 있다.

특히 부인 김씨는 지난 25일 부산 금정체육공원에서 열린 호국영령 천도재에 참석했으며, 지난 20일에는 강원도 영월군 법흥사에서 열린 사찰순례 기도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후보측의 이런 불교계 '구애'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鄭東泳) 후보의 최근행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 후보가 대선후보 확정 이후 유난히 '불심 껴안기'에심혈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

실제 정 후보는 지난 22일 첫 종교계 방문일정으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을예방한 데 이어 이어 24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정책간담회를 가졌고, 25일에는 오전 부산 법연원 특별천도재에 참석했다가 오후 경남 합천 해인사로 이동, 조계종 종정인 법전 스님을 면담했다.

또 후보비서실장에 불교의원모임 회장출신인 조성준 전 의원을 기용하고 선대위에 불교특위를 설치한 것도 불교계를 감안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이 후보의 부인 김윤옥씨가 지난 20일 법흥사 기도식에 참석했다가 도선사주지 혜자스님으로부터 뜻하지 않게 '연화심(蓮華心)'이라는 법명까지 받은 것이 이날 정치권에서 뒤늦게 논란이 됐다.

이 후보가 지난 29일 한 교회에서 "한 스님이 아내가 연꽃을 닮았다고 '연화심'으로 부르겠다고 한 것 같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한 것을 두고 신당 최재천 대변인은 현안 논평을 통해 "이 후보에게 있어 종교는 종교가 아니라 오로지 표밭일 뿐"이라며 "이런 이중성이 불신을 낳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의 한 측근은 "이 후보는 교회 행사에서 부인이 법명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말한 바 없고 말을 바꾼 적도 없다"면서 "정확한 내용도 모르고 무조건 흠집내려는 신당의 태도가 옹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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