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두가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 악재를 잘 해결하느냐, 하지 못하느냐가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새누리당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 측의 금태섭 변호사에게 불출마 협박 전화를 했다는 것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정 전 위원은 처음에 협박한 것이 아니고 친한 친구로써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를 농담삼아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도 이 말을 믿고 '친구 사이에 농담으로 한것을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안 교수 측을 비난했다.

그러나 그후 협박 전화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택시기사가 나타나자 정 전 위원은 '택시를 타지 않았고 직접 자가 운전을 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택시기사의 말이 허위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기사가 불랙박스가 있다고 말하자 뒤늦게 택시를 탄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이로써 정 전 위원이 금 변호사에게 협박성 전화를 한것이 맞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다.

특히 정 전 위원은 말도 안되는 해명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당시 나를 태웠다는 택시기사 이씨가 거짓말쟁이가 아니고 그의 말이 맞다면 내가 착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이씨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가 택시를 탔는지 운전을 했는지 기억을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 3살 먹은 아이라도 엄마 등에 업혀갔는지 직접 걸어서 갔는지 기억할 것인데 정 전 위원은 택시를 탔는지 운전을 했는지 헷갈렸다는 변명이 설득력이 없다.

결국 금 변호사가 주장한 것 처럼 정 전 위원이 '여자 문제'와 '뇌물 공여 문제'를 제기하며 불출마를 종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문제를 놓고 국정조사까지 거론하고 있다. 사찰 의혹까지 밝혀 보자는 것이다.

여기에 박 후보는 인혁당 사건에 대한 역사관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박 후보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인혁당은 두 개의 판결이 있었으며 이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후 새누리당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었다"며 사과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몇시간 후 사과가 아니라 "피해 유가족에게 위로 한다"고 말을 바꿨다. 당내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박 후보는 5.16 쿠테타와 유신헌법 등에 대한 발언에서 국민들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말로 역사관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데 인혁당 사건이 대법원의 두 개의 판단이 있었다고 발언하자 야권이 일제히 비난하고 있다. 물론 대법원에서 두 개의 판단이 있었지만 당연히 뒤에 판결한 무죄가 최종 판결인 것이다. 이를 박 후보가 착각한 것인지, 두 개의 판단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는 말인지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다. 이 때문에 야권이 역사관을 문제 삼는 것이다. 야권 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5.16과 유신에 대한 전향적인 사과의 발언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비박계의 좌장으로 불려 온 이재오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오랜만이라고 인사를 했더니 돌아오는 인사가 '거꾸로 가는 구만, 냄새가 나네."라며 박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박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관을 바꾸지 않는한 이 문제는 선거일 까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 의원 중에서도 '대통합을 위해서 과거사에 대한 진솔한 사과'를 요구하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어떻튼 박 후보가 연말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역사 인식을 바꿔야 하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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