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세계는 알수가 없다. 서민들과는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79)은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에게 6억원을 빌려주면서 장롱속에 두었던 현금을 내주었다고 한다. 5억원은 1만원 짜리로 1억원은 5만원 짜리로 전달했다. 그 많은 양의 현금을 어떻게 운반했을까. 6억원이라는 돈을 왜 현금으로 보관해놨을까 참으로 궁굼하다.

일반 서민들은 단돈 1000만원이 있어도 이를 어떻게 이자라도 불려볼까 고민한다. 그런데 6억원을 이자 한푼 늘지 않는 장롱속에 두었다는 것이 참으로 알 수 없는 대목이다. 이 회장은 "정치하는 동생을 위해 현금을 장롱 속에 보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자금을 주려면 은행에 두었다가 이를 꺼내 주면 되는 것인데 굳이 현금을 마련해두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6억원을 정기예금으로 은행에 맡기면 한달에 수백만원의 이자가 붙는다. 물론 은행에 따라 이자율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얼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일반 은행에 넣어도 몇백만원의 이자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런 많은 돈을 현금으로 보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불법적인 비자금이거나 출처 없이 쓰여질 돈일 것이다.

부자들은 한달에 몇백만원의 이자는 돈도 아니라고 보는것 같다. 수천억원이 있는 부자들 입장에서 몇백만원은 돈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은행 이자 정도는 우습게 보고 현금을 장롱속에 넣어두는 것인가 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수억원의 현금을 장롱속에 넣어두는 것은 일반인으로써 이해가 안된다.

이 회장은 붙박이장 앞에 자전거를 세워두는 방법으로 위장했다고 한다. 도둑이 들어와도 현금이 있는지 모르도록 한 모양이다. 허술하게 보관해야 눈 여겨 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위장까지 해가며 집에 현금을 보관했던 것이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도 올초 의원실 여직원의 계좌에서 7억여원이 발견되자 "장롱 속에 보관해오던 돈"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내곡동 사저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이 회장에게 돈을 빌리면서 '차용증'은 써주고 현금을 받았다고 한다. 차용증을 써줬다는 것은 시형씨가 내곡동 땅을 직접 매입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하는 동생들을 위해 현금을 마련했다'는 이 회장이 조카에게 차용증까지 받아가며 돈을 빌려줬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현재는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특검은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차용증을 쓴 것으로 보고 수사하는 모양이다.

시형씨는 지난해 차용증을 갖고 이 회장의 구의동 집을 방문했다. 차용증을 주고받은 날짜와 실제 돈거래 시점도 차이가 있다. 차용증은 5월20일에 주고 받았지만 돈은 4일 후에 가지고 갔다. 차용증을 줬으면 현금을 바로 가지고 가면 될것이지 왜 4일간 시차를 두고 가져갔는지도 의문이다.

이상은 회장은 139억원을 증권사에 펀드로 맡겨 이곳에서 나오는 이자를 2002년 7월부터 2007년 7월까지 매월 1000만~4000만원씩 15억원을 97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인출했다고 한다. 그러면 6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현금은 어디에 썼을까. 당당하지 못한 돈, 그래서 현금으로 주고받는 것 아닌가.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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