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누구나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대가 되었다. 인간은 과거로부터 서로 다양하게 소통하며 공동체를 형성하였다. 과거에는 가족이나 마을, 회사 등과 같이 제한된 영역에 나타난 것이 최근의 소통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전으로 그 영역이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음을 본다.

과거보다 훨씬 더 적극 소통을 추구하는 것은 사회가 전반적으로 개별화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날 사람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연결해 주던 공동체의 사슬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개개인의 의미가 강조되면서 이제는 사뭇 다른 방법과 형식으로 서로의 가치를 발견하게 해주는 소통이 화두가 되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영역에 머물러있던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스스로 벽을 허물고 대중을 향해 다가서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건축가 또한 예외가 아니다. 모든 사람은 가족들과 각자의 집에 보금자리를 꾸미고 있다. 또한, 도시의 많은 건축물에서 일상을 보내며 건축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건축은 여전히 어렵고 복잡하며 낯선 것임에 틀림없다.

소통의 시대에 건축가들은 딱딱한 건축이론이나 철학으로서의 건축에서 벗어나야겠다. 사람들이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와 건축의 본질에 대해 비중 있게 생각하며, 집과 마을공동체 등과 소통해야 하리라.

그동안 건축가들이 건축디자인에 있어 세계적인 트랜드와 기술력에 관심을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면 앞으로는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의 심성에 자리 잡고 있는 스스로 감성과 이야기 속에서 각자의 디자인을 풀어나갈 실마리를 찾아야 하겠다.

"너는 이 거리를 질주할 때 거리에 즐비한 건축물 중에서, 어느 것은 아무 말 없이 있고, 또 어느 것은 말하고, 또 어느 것은 드물기는 하지만 노래하고 있는 것을 느끼지 못하였는가."내부로부터 촉발된 디자인이 오히려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을 갖는 것도 우리 건축가들이 다양한 분야와의 소통이 아니겠는가. 건축을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를 통해 활발히 소통해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이에 2012 충청북도건축문화제는 화합과 소통의 주제로 펼쳐지고 있다. 올해는 주민의 자발적 합의로 청주와 청원이 통합된 해이며, 충북의 모든 시 ? 군이 경계 없이 하나로 '화합'되고 충북의 도시와 농촌의 건축문화가 '소통'하는 건축문화제를 개최하여 우수한 기술자원을 바탕으로 교수, 건축 관련 공무원, 건축사가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축제행사를 열어 건축에 관심이 있는 도민과 학생이 함께 공유하는 건축문화제로 열어 간다.

지난 10. 27부터 20여 일에 걸쳐 실시하는 건축문화축제는 사랑의 집수리 봉사를 비롯하여 충남 서천에 있는 산 너울 생태마을 답사, 마음을 연다는 뜻의 개심사를 돌아보며 고즈넉함과 고풍스러움에 마음을 빼앗겼다.

또한, KBS 청주방송총국 공개홀에서는 유공자 표창과 '사회가 만드는 건축, 건축이 만드는 사회'란 주제로 특강이 있었다. 전시실에서는 충북건축가회원전, 건축사회원 설계공모 당선작, 어린이 집 그리기 대회 수상작, 충북 근현대 사진전, 청주시 아름다운 간판 공모전 수상작을 전시했다.

이 밖에도 무료급식 봉사, 자연보호 캠페인, 건축인 화합의 한마당 축하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통해 모처럼 하나가 되고 소통하며 화합하는 장이 되었다. 『대니얼 리베스킨트』는 '모든 건축물은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 건축이란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이며 공공예술이다. 각각의 건축물들은 담고 있는 프로그램의 내용과 그 장소에 대해 각자 고유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건축가들은 혁신적인 공간과 기능적인 기발함을 결합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선사할 수 있다. 건축이 대화를 나누는 대상은 건축주가 아니라 마을 공동체이며 도시다. 라고 한 말이 사뭇 가슴에 남는다.

우리들의 작은 노력이 이웃을 섬기는 정성으로 한데 모여,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건축문화로 꽃피게 될 미래를 상상해 본다.



/정관영 공학박사.충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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