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당시 히딩크호의 4강 신화 도우미로 공을 세운 박항서(48) 프로축구 경남fc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남fc 구단 관계자는 7일 "박항서 감독이 어제 사무국에 사임 의사를 표시했다. 일신상의 이유로 그만두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박 감독의 한 지인은 "구단 내 갈등으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데다 시즌 막바지에 건강 상태가 매우 나빠진 걸로 알고 있다. 정신적 중압감에 시달려 심신이 많이 지친 상태라 당분간 쉬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지난해 사상 첫 도민구단으로 출범한 경남fc의 초대 감독으로 화려하게 그라운드에 돌아온 박 감독은 이로써 2년 만에 지휘봉을 놓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항서 감독은 내년 8월까지 경남fc와 계약이 남아있고 4개월 연장 옵션도 걸려있다.

계약 해지와 관련해서는 구단 측과 추가 협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fc는 현재 박 감독 없이 윤덕여, 하석주 코치 등이 팀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앞서 경남fc 전형두 대표이사도 6일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전형두 대표는 지난 3월 축구인 출신으로는 안종복 인천 유나이티드 사장에 이어 두번째로 축구단 ceo가 됐지만 경영 악화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8개월 만에 물러났다.

박항서 감독은 1970-80년대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를 거쳐 1989년 럭키금성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1994년 미국월드컵 대표팀 트레이너, 수원 삼성 2군 코치를 거쳐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 밑에서 대표팀 코치를 지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을 맡기도 했던 박 감독은 포항 스틸러스 수석코치를 거친 뒤 경남 창단과 함께 k-리그 사령탑으로 활약해왔다.

박 감독은 올해 경남fc를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는 등 돌풍을 일으켰지만 내부적으로는 구단 내 갈등에 휘말리는 불운을 맞았다.

경남fc 구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아직 정식으로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새 경영진이 들어오게 되면 박항서 감독과 다시 협의를 할 여지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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