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박찬호가 la 다저스 이적과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6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친정팀 la 다저스에 복귀한 박찬호(34)는 9일 "메이저리그 승격이 보장된 개런티 계약이 아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잘하면 빅리그에 가지만 못하면 트리플a 라스베이거스에서 뛰게 된다. 그러나 안정을 찾아 최선을 다하겠다"며 컴백 소감을 밝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에 나설 야구 대표팀에 속한 박찬호는 이날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상비군과 평가전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계약이 신인과 다름 없는 `논 개런티 계약'임을 밝혔다.

그러나 가정이 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안정을 되찾아 선수 생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불꽃을 피워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는 '국보급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대표팀 선동열(삼성 감독) 수석코치의 조언에 따라 투구 밸런스를 잡는데 집중, 제구력으로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빅리그 재승격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다음은 박찬호와 일문일답.

--6년 만에 다저스에 복귀한 소감은.

▲계획했던 결과다. 한국에 오기 전 에이전트와 상의, la 다저스를 우선적으로 접촉해달라고 했고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곧바로 소득을 얻었다. 진작 합의는 됐는데 내가 연락을 받지 못했다. 기쁘고 설렌다. 가족이 la에 거주 중인데 심적으로 훨씬 안정될 것 같다.

--다저스를 우선적으로 알아봐 달라고 한 이유는.

▲좋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가족이 la에 있는데 올해는 가족과 떨어져 있어 힘들었다. 어느 팀을 가든 새 집을 찾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아는 사람은 물론 친척도 살고 있고 아내와 딸이 편안하게 생각하고 좋아하는 la 다저스에 돌아가고 싶었다. 다저스는 한국팬과 동포들에게도 친숙한 팀으로 주위에서 다저스가 한국팬에게는 미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팀이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과거 좋은 기억을 되살리고 팬들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말해달라.

▲내년 스프링캠프에는 초청선수로 참가한다. 메이저리그에 갈지는 가서 던져 봐야 알 수 있다. 개런티 계약이 아니기에 빅리그에 가지 못한다면 트리플a 팀이 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뛰게 된다. 정말 어떤 팀이 날 원하지 않는 이상 난 이제 개런티 계약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신인과 비슷한 계약임에도 내가 받아 들였다.

--명장 조 토레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영입됐다.

▲어느 팀이 됐던 새로운 느낌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다.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뛰었던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메이저리그에 올라간다면 좋은 감독님과 함께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교민들에게 많은 성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대표팀에서 호투한다면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투구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나.

▲올림픽 예선전은 내가 국가에 기여하는 무대다. 이번 대회가 영향을 줄 지는 잘 모르고 다만 캠프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잘 던진다면 내년에도 좋은 마음가짐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다저스에서 꿈이 있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던지고 싶다. 내년은 다저스가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치르는 마지막 스프링캠프다. 마지막이 되기 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베로비치에서 뛴 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먼 훗날 돌이켜볼 때 좋은 추억을 간직하게 되기를 바란다. la 다저스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팀이다.

--일본 진출 얘기도 나왔었다.

▲일본 진출, 한국 복귀 등을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계획은 메이저리그에서 내 힘이 닿을 때까지 오래도록 던지는 것이다. 공부를 더 많이 하고 더 배워서 고국 야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일조하는 게 내가 할 일인 듯 싶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마무리로 맹활약, 마무리 보직 전환 제의가 많이 있었는데.

▲마무리 제의가 많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신시내티 레즈 등에서 마무리로 뛰어달라는 제의가 있었고 고민도 많이 했다. 다만 나는 선발 투수 경험이 많고 (여유를 두고) 경기를 준비하는 게 어울리다는 판단에서 올해 (선발 제의가 있고 조건이 좋았던) 뉴욕 메츠를 택했다.

--예선 후 훈련 계획은.

▲일단 올림픽 예선전에만 집중하겠다. la에서 훈련을 도와 준 이창호 전 보스턴 레드삭스 트레이너와 상의, 준비한 훈련 프로그램대로 한국에서 훈련 중이다. 올해에는 파워가 떨어졌다고 판단, 스트라이드를 넓게 벌리고 던졌는데 선동열 감독님 말씀대로 밸런스가 더욱 중요하다는 좋은 충고를 들었다. 여러 기술 중 어떤 걸 더 먼저 느끼느냐가 중요한데 선 감독님 지적처럼 중심축과 하체를 이용, 컨트롤을 잘 잡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재확인했다. 선 감독님의 조언이 있던 7일 이후 하체 위주로 훈련 중이다. 중심을 최대한 뒤에 남겼다가 앞으로 길게 나가면서 볼을 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게는 시선을 집중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런 다음 제구력이 뒷받침 돼야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 같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