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자리 바꿔달라"… 처분 취소 민원 받아들여
행안부, 행정심판 결정 등 수용 여부 관심 집중

속보=세종시가 출범 이후 처음 배정받은 주민등록 지역번호 '44'때문에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4444***'로 겹친 올 출생자의 주민등록번호가 바뀌게 된다.
<10월18일자 6면>

세종시 행정심판위원회는 14일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숫자가 국민 정서상 거부감이 있는 죽을 사(死·4)자가 4번이나 겹쳐 한 평생 심적 부담감을 느껴야한다며 이를 바꿔달라고 제기한 '주민등록번호 부여 처분 취소 및 변경 부여 청구'에 대해 청구자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오류 등에 의한 걸 제외하고 이미 부여받은 주민등록번호가 바뀌는 건 전국 처음으로 세종시나 행정안전부 모두 향후 절차 및 법적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 7월 출범한 세종시는 당시 주민등록번호에서 뒷번호 7자리(개인인식번호)의 지역표시 번호로 '44'를 배정 받았다.

이에 따라 여자인 경우 성별을 나타내는 '4'와 연결되면 '444****'가 되고, 여기에 곧바로 이어지는 읍·면·동 번호까지 '4'가 있을 경우 연속으로 '4'가 최대 4번까지 겹쳤다.

주민등록번호 뒷번호 7자리는 순서대로 성별, 지역(광역·2자리), 읍·면·동(2자리), 일련 및 검증번호(2자리)로 구성되는데 2000년 이후 출생자의 성별 번호는 남자가 '3', 여자가 '4'이다.

이 때문에 '4'가 겹치는 아이의 부모들은 "주민등록번호는 또 하나의 이름인데 불길한 숫자가 연이어 나오는 걸 어떻게 한 평생 갖고 가느냐"며 번호 정정 민원을 제기했다.

세종시와 행정안전부는 그러나 이미 부여된 주민등록번호의 정정은 안 된다며 대신 지난 9월 26일부터 지역(광역)번호를 '44'에서 '96'으로 변경, 이후 출생자에게 이를 적용했다.

7월 1일부터 9월 25일까지 출생한 아이는 243명으로 특히 여자로 '4'가 4번 겹치는 아이는 93명, 3번 겹치는 아이는 44명이다.

관계 기관이 번호 정정 요구를 받아들이지않자 결국 2명이 행정심판을 제기, 이날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남은 문제는 행정안전부가 행정심판 결정을 어떻게 수용할지와 수용할 경우 남은 다른 130여 명과 지역번호가 바뀐 9월 26일 이전 출생자들을 어떻게 처리하는냐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세종시와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검토중"이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세종=박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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