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 대선후보측이 캠프내 주요 인사의 '젊은층 폄하발언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자칫 지난 7일 대선 출마 선언 전후로 이 후보에 대해 형성된 '고무적 지지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측의 이용관 대변인 행정실장은 전날 이 후보의 북한산 산행에 동행한 자리에서 한 기자가 '대학생을 포함한 20~30대가 정치에잘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거야 말로 정말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이 이날 오전 인터넷을 통해 보도되자 이 후보 캠프는 발칵 뒤집혔다. 이 후보도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는 즉시 긴급 회의를 개최, 이영덕 공보팀장 명의로 사과의 입장을 발표한 뒤 이용관 실장을 보직 해임했다.

이 공보팀장은 "이 실장 본인은 농담이었다고 하고,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얘기했지만 그 진위 여부를 떠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있을 수도 없는, 말도 안되는 언행이다. 재차 사과를 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팀장은 이어 "이 후보는 평소 젊은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각별하다. 이 후보는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측이 이 처럼 신속한 조치를 취한 것은 지난 2004년 총선 과정에서 당시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이 우리당의 총선 결과에 상당한 악영향을끼친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정광윤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이회창씨는 보수 진영을 분열시키는 것도 모자라 세대 간 전쟁을 부추기고 있는가"라며 "이회창씨 측의 젊은층 폄하 발언은 3년 전 있었던 정동영 후보의 패륜적 '노인 폄하 발언'의 닮은 꼴이다. 이회창씨는 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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