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전 시작후 유세지원 나설듯

이명박-이회창 후보의 구애 속에 침묵을 지키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사실상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와 이회창 후보 출마에 대한 비판의 뜻을 밝힘에 따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은 일단 오는 25∼26일 대선후보 등록 이전까지는 큰 움직임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박 전 대표도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경선에서 진 사람으로서 깨끗이 승복하고 조용히 있는 것이 엄청 도와주는 것"이라면서 "공식 석상에 다니고 그러면 오히려 누가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27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될 경우 박 전 대표도 어떤 식으로든 선거 운동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면 자연스럽게 주어진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면서 "유세도 지원하고, 본인 스스로 국민 앞에 약속한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역시 "당원이니까 선거가 되면 당연히 (선거운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이 시대 최고의 애국이라는 `정권교체'를 역설하며 본격적인 지원 유세에 돌입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그 정도와 범위는 이명박 후보측이 원하는 정도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선거운동 지원과 함께 친박(親朴. 친 박근혜) 의원들의 `이명박 선거 운동'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박 전 대표가 지원할 가능성은 이제 거의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박 전 대표 스스로가 이회창 후보 출마에 대해 "정도가 아니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다만 변수는 이명박 후보측의 `진정성'이다.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박 전 대표를 `정치적 파트너이자 소중한 동반자'로 선언한 이 후보측의 향후 행보와 움직임에 따라 박 전 대표의 행보는 달라질 수 있고, 당 내홍 사태는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경선 패배 후 지금까지 박 전 대표측이 느끼는 피해 의식은 이 후보측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그 만큼 이명박 후보측을 바라보는 박 전 대표측 내부의 불신감이 강하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측 한 의원은 "선거 때 mb(이 후보)를 싹 몰아주더라도, 이것을 기억이나 하겠느냐"면서 "이 후보측이 지금은 화합 얘기하지만, 공천 때 가만히 안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겠느냐"고 불신의 일단을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12일 기자들의 질문에 "원칙과 상식에 의한 당운영"을 강조했다.

또 "이 후보가 정치발전과 당 개혁이 이어지고 발전하도록 애착과 의지를 갖고 하셔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박 전 대표의 언급은, 그대로 되지 않을 경우 다음에는 가만히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일종의 경고이기도 하다는 평가이다.

이번주 귀국하는 bbk 핵심인물 김경준씨와 관련, 검찰 수사 등에서 만에 하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결정적인 `무엇'이 나올 경우 어떻게 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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