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속의 진주

딸기는 원래 이른 봄에 생산되는 과일이었으나 농사기술과 시설 등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겨울에 생산되는 과일 중 으뜸으로 꼽히게 됐다.

그러나 금년 같은 혹한은 딸기 재배농가에도 많은 어려움을 주는데 시설 하우스 내 온도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흔하게는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재배와 파라핀 양초 태우기, 전등 켜기 등의 방법을 동원하고 그래도 어려울 때는 비상용 온풍기를 가동한다.

혹한은 딸기 가격을 1㎏당 2만원이 넘게 하고 있으며 딸기 생산을 조기에 제대로 한 농가는 적은 양이지만 높은 가격에 출하하며 혹한 속 진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능성의 부각과 현장판매


딸기농사는 모든 작업을 쪼그리고 앉아 해야 하고 수확이 힘든 악성노동인데다 농촌인력 고령화와 감소로 재배면적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그렇기에 작목별 단위당 농업소득이 가장 높은 작목이기도 하다.

자칫 비타민이 부족하기 쉬운 겨울철, 딸기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성인 하루 필요량의 비타민을 5∼6개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고 구연산과 같은 과일 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특히 메틸 살리실산염(methyl salicylate)은 신경통이나 류마티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지역만 봐도 이미 딸기농가의 소득은 타 작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며, 위치가 좋고 현장 판매시설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몇몇 농가는 생산량 전체를 현장에서 모조리 팔아 치울 정도다.


-시설 개선과 과학영농기법 필요


이처럼 딸기 재배를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악성노동 해소를 위해 고설(高說) 양액재배 시설로 개선해야 한다. 사람 허리 높이의 시설에 딸기를 재배하고 양액을 통해 미생물, 액비 등으로 생육을 과학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열선 등을 인공토양에 설치해 저온에도 대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 생육 기간 연장으로 수확량을 많게는 40%까지 늘릴 수 있지만 초기 시설투자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필요하다.

저온 재배는 딸기 자체가 저온에 강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추위에는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재배로도 가능하나 시설하우스 밀집 지역에는 지하수가 부족해 1월 말이나 2월 초가 되면 물이 나오지 않아 저온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또 지하수에 철분이 많은 곳의 경우 비닐에 집적돼 일조량 부족과 생육불량, 비닐 교체 경비 등의 삼중고를 겪게 하고 있다.

청원군의 경우 지난해부터 지질자원연구원 등과 공동 연구하고 있는 '층적층 지하수 복원기술', ㈜ GEO GREEN21과 공동 연구 중인 '지하수 내 철·망간 제거기술' 같은 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이런 문제들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혹한과 함께 겨울 과일로 등극한 딸기 농사를 이제 과학적이고 편리성이 도모된 농사로 발전시켜 농업인들의 소득 작목으로 더 큰 면모를 보일 수 있게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윤명혁 청원군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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