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고 뇌로 해석한다. 망막에 꽂힌 것은 동일한데 그 정보가 시각 뇌에 도착하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뇌는 세상에 대한 사실을 후천적 지식을 바탕으로 알게 된다. 뇌는 크게 뜬 두 눈에 보이는 것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더 신뢰하는 것이다.

세상에 대한 모든 정보는 눈, 코, 귀, 혀와 같은 감각 센서들을 통해서 들어오는데, 이런 상황에서 뇌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믿고 경험했던 편견들뿐일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석된 결과를 우리에게 인식되도록 한다.

현대 뇌과학에서는 우리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믿음, 사상, 의견, 신념, 생각, 감각들이 어쩌면 세상에 대한 뇌의 착시적 해석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세상을 본다는 것은 결국 우리 뇌의 '착한' 거짓말에 속고 있다는 것이다. 뇌가 거짓말을 하면 아무리 알아도 소용없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우리 자신의 뇌를 믿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뇌는 편견 가득한 거짓말쟁이다."

우리는 이 인용문 또한 다시 우리의 뇌를 이용하여 얼른 제각기 다르게 해석해 버린다. 그리고 자기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이러한 작업을 대견하게 여기게 된다. 어쩌면 우리 인간은 아주 옛날 태어날 때부터 이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진리를 거부하고 왜곡하고 나름대로 그럴 듯하게 재창조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내놓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걸 인간의 역사라고 자랑한다.

교육에 있어서도 그렇다. 교육현장의 곳곳에서 얼마나 많은 비난과 저주와 왜곡이 있었는가. 눈에 보이는 성실과 노력과 희생을 얄팍한 자기의 뇌를 의지하여 무시하고 비아냥거리고 희롱하지 않았던가.

더구나 혼자 그런 것도 아니고 비겁하게 떼를 지어 몰려다니지 않았나. 다수의 의견이라고 억지로 부풀려가며 큰소리치지 않았나. 조용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데도 그들을 무기력하다고 놀리고 그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하면서 호기를 부리지 않았나.

새해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박수는 치지 못할망정 적어도 발목을 붙잡는 언행은 삼가도록 하자.

이제 그만큼 했으면 되었다. 새해가 무언가. 그날이 그날인데 굳이 새롭다고 하는 근거가 뭔가.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두개골이라는 어두운 감옥 속에 갇혀 바깥 세상을 볼 수 없는 뇌의 가설을 믿지 말고 밝은 두 눈에 보이는 대로 평가하자. 뇌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기계가 절대 아니다. 뇌는 단지 감지되는 감각 센서들의 정보들을 기반으로 최대한 자신의 경험과 믿음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해석들을 만들어 낼 뿐이다' 라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 보자.



/이진영 매포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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