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하다 보면 누구나 갖가지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하고, 크고 작은 조직과 모임에 소속된다. 필자도 참석하는 많은 모임 중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제92기로 초등교장 자격연수를 같이 받으면서 그 당시 조직한 모임인 CEO92다. 필자도 초창기에 회장단으로 활동하였고 모든 회원들이 내 일처럼 앞장서서 솔선수범하지만, 특히 몇 분의 교장선생님들이 앞장서 헌신적으로 활동하는 덕분에 일취월장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회원 간에 교육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돈독히 하니, 다른 모임보다 화기애애하고 애착이 더 간다. 해마다 이루어지는 교장연수이지만 연수 후 계속 모여서 활동하는 사례는 별로 없다며 부러워하는 말씀을 많이 듣곤 한다. 이 모임이 탄생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7주년을 맞이하게 되고, 특별히 태국으로 해외연수(?)까지 하였으니 감회 깊다. 가급적 중복을 피해 행선지를 택하느라 고심한 끝에 태국 제2의 도시이고 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치앙마이 일원에서의 시간은 견문을 넓히고 친목을 도모하며 마음도 비우고 나를 돌아보는 좋은 기회였다.

청주국제공항에 직항기가 없어 인천국제공항에서 저녁 7시 무렵에 출발, 약 5시간 30분 비행하여 치앙마이국제공항에 도착하니 한밤중이다. 공항 규모는 인천공항과 비교가 안 되는 자그마한 곳인데도 수속은 무척 복잡하고 지루하였다. 입국 수속을 하는데 관광대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느렸다. 시설이 낙후되어서인지 직원들이 느려서인지…….. 그래도 기온이 알맞아 다행이다. 영하 10도 안팎에서 생활하다 와서 그런지 별로 더운 줄 몰랐다. 저녁이라서 마치 초가을처럼 쾌적하여 연중 이런 기후에서 사는 것도 부러웠고, 추위를 피해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튿날부터 일정대로 많은 곳을 다녔지만, 지면 관계로 특색있고 감명받은 몇 곳을 발췌하여 2회에 걸쳐 실어본다.

치앙마이의 하루는 스님들의 아침공양 행렬로 황금빛 가득 시작된다. 가는 곳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현지인들과 상상 외로 많은 한국인들과 서양인들에 놀랐다. 대부분 주민들이 여유롭고 평온한 행동과 미소를 짓는 것을 보며 국민소득은 낮아도 우리의 행복지수(68위)보다 태국(41위)이 높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치앙라이에서 출발하여 찾아간 동남아시아의 젖줄인 메콩강이 만드는 태국, 미얀마, 라오스 3개국의 국경을 이루는 골든트라이앵글은 매혹적인 자연경관, 곳곳에 있는 유서 깊은 사원, 메콩강변 마을 등이 인상적이다. 마음을 비우고 나를 돌아보며 사원을 관람할 때 초등학생 또래들이 우산을 들고 따라다닌다. 햇볕을 가려주고 돈을 받으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학교도 가지 않고 돈벌이를 하는 아이들을 보니 우리 학생들은 무척 행복하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처럼 생활 전선에 뛰어든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까닭은 무엇일까. <계속>



/김진웅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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