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우여곡절끝에 김진식 전 중기지원센터본부장을 정무특별보좌관에 발탁했다.

공직생활기간중 총무계장, 도지사비서실장, 공보관 등 주로 정무적인 업무를 해왔고 능력도 비교적 우수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

김 정무특보 내정자는 총무계장 재직시절 당시 이원종 지사로부터 '상머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도의 살림살이를 총괄한다는 측면에서 붙여준 이름이지만 이 지사의 복심(腹心)을 누구보다 잘읽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내포돼 있었다.

그런 그가 공직에서 물러난지 2년여만에 다시 화려하게(?) '상머슴'으로 돌아왔다.

역할이 총무계장 재직시절과는 다르지만 이시종 지사의 최측근에서 정무적인 일을 처리하는 책임자라는 면에서 본다면 역할과 지위가 상향된 '상머슴'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찌됐건 김 정무특보내정자로서는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책임감도 막중하게 느낄 것이다.

사실 김 정무특보 내정자 발탁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 보면 충북도의 궁여지책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원·청주 통합, 국비 목표액 초과 달성,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난마처럼 얽힌 현안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누구보다 뛰어난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해 온 이시종 지사는 유독 정무적인 부분에서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회장선출을 둘러싼 적십자사와 갈등, 무상급식 분담비율을 놓고 도교육청과의 논란이 정점에 달했을때에는 각계에서 도의 정무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결국 이는 그동안의 업적을 고스란히 까먹는 악재가 됐다.

하지만 워낙 '일'에 방점을 두고 있는 이 지사는 정무부지사를 아예 경제부지사로 명칭을 바꾸는 등 자신의 스탠스를 바꾸지 않았다. 다만 정무부지사가 하는 역할을 대신 정무특보로 하여금 맡게 하는 차선의 방안을 내놨다. 더욱이 이 지사는 자신의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진보진영을 발탁하는 기존의 코드인사에서 벗어나 보수성향의 김 특보내정자를 발탁하는 등 다분히 실험적이고도 도박적인 면모를 보였다.

요는 정무특보 신설의 원인이 무엇이고, 왜 보수성향의 인사를 발탁했느냐는 지적을 떠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만든 정무특보제가 과연 이 지사의 의중대로 도의 '아킬레스건'인 정무부재라는 오명을 말끔히 씻을 수 있느냐는것이다.

기존 정무부지사가 하던 것을 한단계 낮춰 정무특보에 맡김으로써 기관·단체 입장에서는 도가 오히려 하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물론 일이란 것이 사람이 하는 것이지 직책이 중요한 것은 아니잖냐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지만 정무업무란 엄연히 대외 기관과의 창구이기 때문에 도의 입장을 선뜻 이해하려 들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도청 직원들도 정무특보 역할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이다. 김 특보의 능력과 경력을 인정하면서도 과거와 달리진 환경, 이시종 지사의 스타일 등을 고려할때 정무특보라는 자리가 녹녹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하튼 이 지사가 정무라인 강화를 위해 꺼내든 정무특보라는 카드가 김 특보내정자에게'독이든 성배'가 아닌 충북도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소통과 중재의 가교가 되길 기대해 본다.



/김정호 편집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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