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잘난 사람도 많다. 입 가진 사람은 다 저마다 한 마디씩 한다. 그럴 듯하게 이유와 근거를 들어가며 큰 목소리로 설득해댄다.

특히 교육에 관해서는 화려한 말잔치가 난무한다. 모두 전문가 같다. 어느 것 하나라도 버릴 것 없이 그대로 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먹고 살기에 바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들이 말하는 것을 검토해 볼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귀에 들리는 대로 들을 뿐이다.

더 문제인 것은 그런 소리들이 여러 번 쌓이면 그게 자기 확신과 논리가 되어 자기에게도 익지 않은 소리들을 남에게 가르치려고 든다는 것이다.

사람은 대개 자기감정과 욕구에 휩쓸려 쉽게도 도덕·정신적으로 해파리 같이 변해 버린다. 그의 운명이 전적으로 조류에 의해 좌우되듯이 해파리 같은 사람의 운명도 세상이라는 조류에 의해 표류하게 된다.

이정표는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알게 한다. 이를 마음 속에 새기지 않으면 희로애락에 빠져 우리의 삶을 소진하기 쉽다. 이정표를 읽는 자만이 그러한 흐름에서 역류할 수 있다.

교육에 있어 훈련으로 인한 어렵고 고단한 과정을 피하고 싶은 것이 학생과 교사들에게는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든 바른 선택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믿을 수 있는 이정표를 보고 배우는 훈련이다.

교사는 모범이 되는 바른 교육관으로 이정표를 세워야 할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깎이고 다듬어지는 연단의 시간을 그 앞에서 인내해야 한다.

평상시에는 무척 학식 있는 교사로 알려졌으나 실제 적용해야 할 상황에 맞닥뜨리면 휘청거리는 사람도 있다. 이정표 보기의 생활화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교육자이면서도 사고하는 방식이나 행동은 다른 사람의 영향을 그대로 받게 된다.

교육의 이정표 세우기는 사람마다 그 척도가 다르겠지만 우선 많은 교육자들에 의해 검증된 자료를 갖고 이루어지는 학교교육과정에 근거하는 것이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국가적으로 시대상황에 맞게 요구하는 교육방법을 따르는 것이 개인적인 성향과 다소 다르다고 해도 합법적일 것이다.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다 맞게 교육할 수 있는가? 그런데도 자기들만의 생각을 주장하고 기존 교육은 부정한다면 민주사회와 공교육이 어찌 지탱될 수 있는가? 더구나 분별력이 부족한 나이 어린 학생들은 무슨 수로 바르게 자라나겠는가?

문제점이 있다면 토론을 통하여 상대를 설득하고 합법적 절차를 거쳐 시정해 가야지, 더뎌서 힘들다고 힘으로 밀어붙이고 시위로 혼란스럽게 하며 고소·고발로 서로 상처를 입으면 그 사이에서 방황하는 학생들은 누가 책임지는가?

이정표만 잘 세우면 교사들은 가르치기가 수월할 것이다. 이정표만 잘 세워주면 학생들은 바르게 나아갈 것이고 학부모는 존경과 신뢰를 보낼 것이다.



/이진영 매포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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