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는 1763년 통신사 정사로 임명된 조엄이 일본으로 가던 중 기항지인 대마도 북단 사쓰나포에서 처음 접하고 서민들의 춘궁기에 구황(救荒)작물로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 종자와 재배법을 적어 배편으로 부산진 첨사 이응혁에게 보내 1764년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시험재배를 거쳐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재배하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식량난에 허덕이던 시기에 우리 민족의 배를 채워주면서 무사히 보릿고개를 넘기도록 해 준 보민(保民) 작물이었다.

-웰빙바람 타고 부상

구황작물로 농가의 재배 계획에 항상 포함되던 고구마는 통일벼의 등장으로 쌀이 자급되고 고추나 채소작물들에 밀리면서 재배 면적이 줄어드는 등 쇠퇴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런 고구마가 웰빙 바람을 타고 새로운 얼굴로 부각되기 시작한다. 고구마의 기능성들이 하나씩 알려지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재배 농업인들의 모임도 활성화 되면서 자연스럽게 웰빙 작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고구마에는 식물성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의 운동을 도와 노폐물이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을 단축시킴은 물론 나쁜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콜레스테롤 수치의 균형을 돕는다. 또 자르면 나오는 하얀 진액 '얄라핀'은 변비 치료에 좋으며 섭취 후 혈당과 혈중 인슐린이 적게 나오게 해주는 대표적 작물이어서 다이어트에도 좋다.

특히 칼륨이 많아 체내의 나트륨을 배출시키기 때문에 짜게 먹는 국민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며 강한 황산화 물질인 폴리페놀계 화합물 클로로겐산과 황산화 비타민계의 베타카로틴, 동물성 항암·항바이러스성인 프로테아제가 들어 있어 항암 효과도 기대된다.

-이제는 미래작물로

고구마는 미래의 에너지 작물로도 부각되고 있다. 새로 개발된 품종 대유미는 10a당 수확량이 2779kg이나되고 전분수량이 739kg이다. 이 전분을 바이오에탄올연료로 사용할 경우 10a 당 418리터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고구마의 활용가치와 수요가 많다고 해도 생산 확대를 위해서는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한 무병 묘생산시설 확충이다. 조직배양을 통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묘를 생산할 경우 수확량을 20~30%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저장기술 정립이다. 12~14도에서 습도 80~90%를 유지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저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저장에 최적인 시설과 농업인의 활용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국간 FTA에 대비, 우수 국내 품종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로열티에도 대응해야 한다. 멧돼지가 많이 출몰하는 지역에서는 농사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이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런 과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고구마 산업을 성장시키면 검역 병해충인 개미바구미와 고구마바구미로 인해 외국에서 들어올 고구마가 없는 실정까지 고려해볼 때 국민들의 사랑을 받게 되고 농업인에게도 소득을 안겨줄 것이다.



/윤명혁 청원농기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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