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와 무지개'. 올해 우리 성덕원을 행복하고 생동감 넘치게 만들어 줄 단어들이다. '걸음마'는 미래 지향적이라는 점에서, '무지개'는 희망과 꿈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내 맘에 쏙 들었다. 이 '걸음마와 무지개'가 우리 성덕원을 어떻게 행복하고 생동감 넘치게 만들 것인지 여러분에게 알려드리고자 한다. 아니 자랑해 볼 요량이다. 올해는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우리 성덕원이 부랑인 복지시설에서 노숙인 재활시설로 기능을 재편하는 첫 해다. 성덕원 같은 노숙인 시설들은 1970년 내무부 훈령 제410호에 의거, 부랑인 신고·단속·수용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이 마련된 후 40여 년간 사업을 수행하면서도 관련 법률 제정을 이끌어내지 못해 아동이나 노인, 장애인 등타 복지시설에 비해 차별 아닌 차별을 감수해 오고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 수혜자인 노숙인 및 부랑인들도 정부로부터 마땅히 보호 받아야 하는 존재들임에도 불구하고 처우가 열악하다.

이런 불편부당함을 해소하는 동시에 노숙인 사업 법제화를 통해 노숙인 사업 전문화와 안정성을 이루자는 취지에서 법률을 제정하게 된 것이다. 이런 큰 의미를 담고 있는 법률 시행과 그에 따른 기능 재편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성덕원은 2013년을 맞으며 그에 걸맞게 몇 가지 신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 신규 프로그램 중 특별한 2개의 프로그램 제목에'걸음마와 무지개'를 차용했다.

그 중 하나가 '세상으로의 두 번째 걸음마'다. 성덕원 생활인들 중 사회복귀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이들에게 복귀 시 필요한 지식과 기술 등을 올 1년 동안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생활인들이 태어난 후 첫 번째 걸음마를 했다면 사회로의 복귀를 위한 두 번째 걸음마를 우리와 함께 이 프로그램으로 해보자는 취지다. 이런 우리의 시도는 올해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 사업으로 선정됨으로써 필요성과 우수성을 인정 받았다.

다른 하나는 사회와 단절돼 원 내에서 매일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는 생활인들에게 조금 특별한 하루를 선물해주자는 뜻의 '행복한 삶을 꿈꾸는 무지개'다. 한화 L&C 부강공장 봉사자들이 올해 매월 1회씩 멘토가 돼 여행, 등산, 공연 관람, 지역축제 참가, 공예품 만들기, 물놀이 등 월별 테마를 같이 체험해 볼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생활인들에게 사회와의 단절감을 해소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이와 더불어 한화 봉사자들도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자와 호흡함으로써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가를 깨닫는 기회를 제공하는, 상호 호환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누구나 봄을 기다리는 이즈음 우리 성덕원은 '걸음마와 무지개' 프로그램으로 인해 생활인들의 웃음으로 이미 봄기운이 한창하다.



/민병석 성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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