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월이고 새봄과 새학년도 시작됐다. 이번에 승진과 영전하신 분들께 축하드린다. 바쁜 일상 속에서 누구에게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싫든 좋든 생에 희로애락과 함께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지만 날마다 접하는 소식 중 슬플 때가 많다. 어느 일간지에 연재되는 '욱하는 한국인, 자제력 잃은 한국'을 보니 '이래서는 안 된다'는 각성과 함께 분노와 감정을 조절하는 '마음 다스리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깨닫는다. 감정은 긍정적 또는 부정적일 수 있지만, 분노는 부정적 감정이고 불행과 불안을 일으킨다. 이러한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 자신에게는 고통을 안겨준다.

자제력을 잃고 욱해 야기된 불행한 일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 사회에는 '욱'하는 생활형 분노가 팽배해 있다. 최근의 몇 가지 사례만 봐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찜질방에서 코고는 소리에 잠이 깼다는 이유로 다투다 숨지게 하고, 지하철을 타면서 부딪쳤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며 쓰러뜨려 살해하고, 현금인출기 앞에서 돈을 찾는 데 오래 걸린다고 폭행하고, 술집에서 다툼을 벌이다 부하 직원에게 맥주잔을 던져 실명하게 해 해고되고, 옆 좌석에서 째려본다고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사람, 취직도 못하는 형편없다고 꾸짖는 70대 아버지를 살해한 패륜아 등 순간의 욱함을 다스리지 못하고 답치기 행동을 해 일으킨 불행한 일들이 너무 심각하다.

꿈과 희망을 키우는 학교에서도 단 몇 초를 참지 못해 폭행을 가하는 학생이 많아 걱정이다. 어느 중학교 교사가 엎드려 자는 여학생을 깨우자 짜증을 내 문제를 일으키고, 남학생이 화를 내며 볼펜으로 교사의 눈을 찌르려 하는 등 학생들의 욱하는 행동은 범죄로 이어지기도 해 충격적이다. 또 극히 일부이지만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돼야 할 교사도 순간 감정을 못 참고 손찌검을 한다니 성찰해야 한다. 한 정신과 교수는 교사도 학생도 '화'를 다스리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다고 한다. 학생은 화가 날 때 돌발행동을 할 게 아니라 감정과 입장을 조리있게 설명하고 교사도 '권위에 도전한다'고 발끈하기보다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항상 평온한 정신 태도이다. 파도처럼 마음의 동요는 일시적이다. 어느 전문가는 남에게 무시당하기가 죽기보다 싫어서 분노가 잦고, 디지털 기기의 보편화로 서로의 접촉과 교감을 잃어버리게 된 것도 중요 원인이란다. 이유야 무엇이든 화는 결국 자기에게 돌아오고 몸과 마음을 망칠 수 있다. 화가 나면 뇌신경이 흥분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와 혈압이 높아지며 혈당도 올라가 심혈관질환에 걸리기 쉽고 기억과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뇌세포가 손상된다고 한다. '화를 내는 것이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방법인가? 다른 대안은 없는가?' 되새겨 보며 마음 다스리기를 슬기롭게 해 정이 넘치고 신중하며 자제할 줄 아는 한국인이 돼야 하겠다.



/김진웅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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