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봄을 맞으며 '살아있네~'라는 유행어를 새삼 떠올린다. 겨우내 움츠러들어 있던 모든 생명들이 '여기, 나 살아 있소!' 하며 기지개를 편다. 봄은 한 마디로 모든 생명들이 제각각 '살아있음'을 알리는 계절인 것이다. 출근길 길섶엔 이름 모를 풀들이 파릇하니 퍼져있고 나뭇가지엔 물이 올라 싹을 틔웠으며 이들 중 양지바른 곳의 성급한 놈들은 이미 꽃망울을 터뜨린지 오래다. 경칩을 즈음해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들은 이미 산란을 마치고 다음 변태를 준비하고 있으며 겨우내 우리들 곁을 잠시 떠났던 새들도 돌아와 지저귐이 여기저기 지천이다. 이처럼 봄에는 참 많은 것들이 새 생명을 움틔운다. 나는 이런 자연의 일상적인 변화들을 통해 생명의 위대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우리 성덕원도 새 삶을 움틔우기 위해 들썩인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매일 생활인들의 새로운 시도로 생동감이 넘쳐난다. 이는 올해 우리 성덕원이 지난해부터 시행된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50여 년 간(미인가 상태로 24년간, 인가된 후 31년간) '부랑인 복지시설'로 운영돼 오다가 '노숙인 복지시설'로 전문화되는 첫 해이기 때문이다. 우리 원에 입소해 생활하고 계신 분들이 '부랑인'이든 '노숙인'이든 명칭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관련 법규(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 및 그 시행령, 시행규칙)가 만들어짐으로써 지난 50여 년 간 관련 법규가 없어 전문화·체계화 되지 못했던 시설 운영 및 서비스 체계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대 중이다.

이에 우리 성덕원에서는 그 입법 취지를 감안, 입소 생활인들의 건강하고 안전하며 행복한 삶 지원에 다방면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우리의 노력은 그 결실을 맺어 지역사회의 연계 및 지원을 이끌어 냄으로써 계획했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실행되고 있다. 그 프로그램 중 하나가 지난달에 소개한 '세상으로의 두 번째 걸음마'와 '행복한 삶을 꿈꾸는 무지개'다. 이와 더불어 이달부터는 충북문화재단이 공모하는 예술·문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전문가들로부터 매주 월요일 생활인 30여명이 요가와 봉산탈춤을 배우고 있으며 수요일에는 13명의 생활인들이 사물놀이를 연마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7명의 생활인들은 다음달 28일 열리는 '반기문전국마라톤대회' 미니코스(4.2㎞)에 참가하기 위해 매일 원내 산책 코스에서 담당 선생님들과 함께 연습 중이다. 이외에도 봄을 맞아 모든 생활인들이 매일'새천년체조'를 실시하고 있으며 날씨가 괜찮으면 어김없이 2㎞ 상당의 원내 산책코스를 2회 이상씩 걸으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 이처럼 우리 성덕원에서는 봄을 맞아 겨우내 실내에서 매일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을 털어내고 운동과 재활 프로그램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싹틔우고 있다. 행복은 분주함 속에 봄과 함께 우리 곁에 와 있다.



/민병석 성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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