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량 미달의 여러 사람이 욕심에 눈이 멀어 충북교육감 후보예정자를 한 번 해보겠다며 돌아다닌다. 일부 교육계 인사들은 별별 이야기를 다 하고 있다. "내가 도교육청에서 제일 가까워 열심히 할 수 있으니 교육감 후보로 나가 당선돼야겠다", "자질도 안 되는 아무개가 나온다니 내가 나가도 그보다 배는 더 표를 받겠다" 등이다. 교육계에서 수십 년 간 잘못하고 퇴직해 교직원들이 모두 싫어하는 어떤 이는 "얼마 되지 않는 교직원 표 하나도 안 받아도 일반인들 표 얻어 당선되겠다"고 한다니 정말 한심하다. 교육감이 교육계 지지를 하나도 안 받고 당선되겠다는 그 사고방식이 추호도 납득되지 않는다. 35년 전 국어 시간에 학생들 앞에서 반대어와 상대어의 차이를 극명하게 설명하고자 노력했다.

우리말에서 찾아보면 대부분 상대어지, 반대어는 없다. 그러나 쓰임에 있어서는 상대보다 반대란 말을 함부로 사용한다. 결국 상대 후보자만 있고 반대 후보자는 없다. 마찬가지로 지지자도 상대만 있다. 상대를 반대로 몰아 상호 이해를 못하는 사회를 만들어서는 결코 안 된다. 필자의 군복무 시절 군 고위 간부들의 부정이 자주 도출돼 초급장교끼리 술좌석에서 "가장 부정이 없고 깨끗한 초급장교를 참모총장으로 임명하면 모든 비리가 해결될 것"이라 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순수 초급장교를 총사령관으로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상식 이하의 과정이다.

교육계도 마찬가지다. 경험이 풍부한 교육자가 수장이 돼야 한다. 육십갑자가 지나도록 학교에서 공부하고 교편을 잡은 기간이 50년이 되니 유년기와 군복무를 빼면 필자의 삶은 학교다. 오늘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 부정적 생각을 많이 표출해 필자를 더욱 아쉽게 한다. 이 얼마나 무식의 소치인가. 좋은 것만 기억해 내는 바보들의 기억력이다. 60년도 문제아들의 다수는 비진학자로 거리에서 문제를 발생시켰지만 현재는 거의 100% 학교에 적을 두고 있어 학교가 모든 것의 문제로 보이게 한다. 교육계 관계자들과 만나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오간 대화 일부를 미래의 교육감을 위해 소개한다. 요새 근무할 때 가장 힘든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세 가지를 든다. 업무포탈 등 자동화되면서 공문이 많다는 것이다. 일반직 업무 담당자는 자주 공문을 다루니 별 문제 없지만 수업하는 교사들에겐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 자율화된 학생들 지도에 교사들이 학생·학부모를 매우 꺼리고 있다는 것과 교사와 교사 간 소통이 잘 안 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라 한다. 교육감은 수줍은 꽃들의 미소에 눈빛이 보다 고와지고 알밤 떨어지는 소리에 영혼이 맑아지는 아름다운 충북교육을 가꿀 수 있는, 초·중·등 교육에 많은 경험과 식견이 있는 이어야 한다. 학생들이 빨리 가는 법을 가르치기 전에 함께 가는 법을 배우게 하고, 급히 걷기보다 바르게 걷는 방법을 가르치는 진정한 교육자여야 한다.



/성낙수 시인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