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계단과 나무 부처가 있었다. 계단은 늘 발에 밟히는데 부처는 절만 받으니 같은 나무인데 불공평하다고 계단이 투덜댔다. 이때 부처가 말하길 "나는 숱한 칼을 맞아 이렇게 되었다네" 라고 했단다. 교사는 학생에게 늘 칼질하는 사람이다. 초·중·고등학교 때의 인재가 대학에 가면 보통인이 되고 사회에 나가기만 하면 둔재가 된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교사의 칼을 덜 맞아서 그럴 것이다.

-교사는 칼질하는 사람

모든 것은 가만히 두면 엔트로피(무질서)로 간다고 한다. 사람도 19세가 지나면 노화로 간다. 그래서 배워야 하고 가르쳐야 한다. 학습은 호흡과 같다. 숨 쉬지 않으면 죽는 것처럼 배우지 않으면 죽는다. 주의할 것은 방향을 정하고 배워가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지금 자기가 유지하고 있는 상태는 나름대로 매우 편안하다. 그래서 새로운 안정적 상태로 가기 위해서는 힘든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현재의 상태를 넘어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신과 삶의 근원 등에 대한 질문은 스스로 하기가 어려우며 이러한 자기 지평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교사의 가르침이 아니면 곤란하다. 형식 뿐만이 아니라 내용에서도 바뀌어야 한다. 마음과 태도와 체질 변화가 더 중요한데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존중하고 존재로서의 자기를 존경하며 자존감을 세우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만인은 변화를 싫어한다. 타인의 소리를 들으면 새로움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미 얻은 지식의 확인에 그치게 되는 수가 많다.

-교사에게 투자하라

누군가에게 감동을 받아야 한다. 가르침이란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고 그 역할을 교사가 한다. 물론 교사 없이도 할 수 있지만 그것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교사에게 투자하는 것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고 그게 돈이다. 인디언들은 미래라는 의미를 다가올 '앞'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뒤'를 가리킨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걸어온 길을 보면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동안 어떤 교사에게 영향을 받았는지를 알면 나의 미래가 보일 것이다.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변화는 일상이 되어야만 지속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을 다듬는 사람이며 이를 위해 그에게 좋은 칼을 주어야 한다.



/이진영 매포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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