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고통과 원인은 내 안의 '바라보는 자'를 잊고 외부의 사건과 대상에 마음을 빼앗긴 채 따라가기 때문이니 이 쉽고도 어려운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걱정이나 스트레스를 덜 받고 싶을 때도 마음을 현재에 두면 된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이다. 생각이나 걱정은 모두 과거나 미래의 영역에 속해 있으니 '지금 바로 이 순간'인 현재에 마음을 둬야 하겠다. 고민, 화, 짜증, 서운함, 미움 등 불편한 감정들이 밀려올 때 어떻게 하면 마음이 동요하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며 다스릴 수 있을까? 건밤을 보내도, 교육대학원에서 교육심리를 전공했어도 오리무중이었는데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분노·미움 같은 부정적 마음 상태가 '진흙'이라고 한다면, 마음이라는 물 속에 진흙이 잔뜩 풀어져 온통 진흙탕이 됐을 때 어떻게 하면 그 진흙을 빨리 가라앉힐 수 있을까? 진흙을 가라앉히려고 손으로 물 속 진흙을 자꾸 누르면 더 어지럽게 퍼지는 것처럼, 부정적인 마음을 없애려고 애쓸수록 더 비집고 올라오니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 제3자의 입장에서 조용히 관조하다보면 부정적인 마음을 이해하고 또 그 상태에서 탈출할 수 있다. 마치 거울이 비추는 대상을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지 않는 것처럼 나 역시 분별하거나 말을 붙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그저 바라봐야 한다는 지혜도 배울 수 있어 기쁘다. 친구, 가족, 이웃, 내 주위 사람들을 내 마음에 맞게 바꾸려 하지 말고 오히려 바꾸려는 내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훨씬 빠르다고 가르쳐 준다. 내 마음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면서 무슨 수로 다른 사람을 내 방식대로 바꾸겠는가? 세계적 작가인 앤드류 매튜스의 말처럼 세상 사람 모두가 삶의 스승인데…….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촉 빠르고, 똑똑해 옳은 소리 하고, 비판을 자주 하는 사람보다 가슴이 따뜻해 무언가를 나눠주려고 애쓰는 사람, 친구의 허물도 품어줄 줄 아는 사람, 고통을 함께 느끼는 사람이 더 가슴 뭉클하다. 오늘도 어려운 여건에서 내 마음과 친해지며 지금까지 훌륭한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들을 비롯, 많은 분들의 장점들을 본받아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뜨거운 열정으로 좋은 가르침을 주시는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낸다.
/김진웅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