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주가조작 사건의 이명박 후보 연루의혹을 둘러싼 장외 공방이 뜨겁다. 정치권의 싸움에 이제는 김씨 가족까지 합세하고 나선 모양새다. 김씨 부인의 기자회견은 '삼각공방'의 시발점으로 봐야 할 것이다. 서로의 날선 공방이 첨예화 할수록 진실이 무엇인지, 어느 쪽 주장이 참이고 또 거짓인지, 국민들로서는 참으로 헷갈린다. 어느 한쪽이 분명 거짓주장을 펴고 있을 것임은 불문가지고, 진실을 가장한 정치공세임이 명백한데도 흑백이 분명치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더 큰 문제는 이렇듯 생사를 건 싸움이 지속될 경우 검찰의 수사로 진실의 실체가 명명백백하게 가려진다 해도 양쪽이 모두 승복할 것인지 여부가 의문시 된다는 점이다. 필히 검찰 수사의 정치성을 공격하면서 수사결과에 불복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장외공방을 더욱 격렬하게 펴는 이유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가 더 걱정스럽다.

김씨 부인의 기자회견 내용을 놓고도 양 진영의 공방은 드세다. 당초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씨가 나설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기자회견을 한 김씨 부인은 김씨가 지금까지 주장해왔던 내용들을 그대로 되풀이 했으나 관심의 초점인 '이면 계약서'의 원본공개는 거부했다. 문제의 이면 계약서는 이 후보가 bbk를 실제 소유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김씨가 주장해 왔으며, 이 후보 측은 이면 계약서라는게 애초에 없다고 맞서왔다.

중요한 것은 이면 계약서로 인해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이번 대선의 분기점이 될 수도 있는 후보등록일을 넘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면계약서라는 걸 검찰이 제출받아 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여측은 '빨리 수사해야 적법한 후보를 국민이 선택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후보등록 이전에 수사결과를 발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수사결과가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 할수 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신속함 보다도 철저한 진실 규명에 더욱 무게를 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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