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과천정부청사에서 미래창조과학부 현판을 제막했다. 출범은 여러 여건으로 너무 늦었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고 창조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창의성을 핵심가치로 두는 새로운 부가가치, 일자리, 성장동력을 만들어 온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길 기원한다. 우리나라를 찾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도 지난 21일 오후 '글로벌 리더의 조건'을 주제로 서울대학생 300여 명과 가진 대화의 자리에서 창의적 사고와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에 담긴 뜻을 잘 이해했고 그 취지에 완전히 공감한다"며 "창조경제를 하려면 '기술혁신'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자"고 역설했다. 개인의 무한한 잠재능력 발휘와 정부의 미래창조는 학생들의 진로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필자는 지금은 정년퇴직했지만 교직에 있을 때 학생들과 학부모의 진로 희망에 관심이 많았다. 담임을 할 때에는 더욱 학생들 생활 속에서 알 수 있었고, 관리자가 된 후에는 학년 및 전교생의 통계를 통해 숲을 보듯 분석도 해봤다. 시대에 따라 진로 희망도 유행처럼 쏠림이 있었다. 30∼40년 전만 해도 내로라하는 기업을 비롯한 정치가, 의사, 판·검사 등의 인기가 높았고 최근엔 공무원, 교사 등을 선호한다.

안전행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오는 7월 실시되는 국가공무원 9급 필기시험 원서 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은 74.8대 1이고 교육행정직은 890대 1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니 실로 덴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한 쪽만 선호한다면 다른 직종은 어떻겠는가? 취업이 안 된다고 아우성이면서 산업체엔 일할 사람이 태부족이다. 전에는 선호하던 이공계대학도 우수 학생들이 기피한다니, 이래서는 창조경제와 과학기술 발전에 큰 장애가 될 것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자기의 특기·능력·적성 등을 고려, 진로를 결정해야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다.

세상 어디에도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일란성 쌍둥이도 어딘가 다르다. 특히 요즈음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는데 언제까지 붕어빵만 고집할 것인가. 아침에 일어나 먼저 자신에게 다짐하자. 좌절감에 사로잡혀 포기하고 극단적인 고민을 하는 사람도 치유가 돼 새 출발하면 좋겠다. 오늘 수동적인 하루를 보내지 말고 스스로 이끌어 미래로 향하는 삶을 살겠다. 잠시 뒤처짐에 열등감으로 가슴 아파하지 말자. 누구나 능력은 어금지금하고 삶은 다른 사람들이 아닌, 나 자신과 벌이는 장기 레이스이다. 무조건 남을 앞지르려 하지 말고 나만의 색깔과 열정을 찾아 미래를 창조하는 사람으로 거듭나자. 이것 저것 다 파는 식당보다 한 두 가지를 아주 잘 하는 식당이 더 유명하듯, 잘 하는 분야를 깊이 있게 하자.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생각만 너무 하지 말고 그냥 실행하자. 영국의 조지 버나드 쇼도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고 하지 않았는가!



/김진웅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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