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를 해서라도 한국 여자프로농구에서 꼭 뛰고 싶어요'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중국 여자 농구 선수가 국내에서 연습생으로 활동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출신의 센터 추이루이팅(20.崔瑞女+亭)이 주인공.

키 198cm의 추이루이팅은 지난 7월 여자프로농구 구리 금호생명과 1년 계약을 맺고 두 달 뒤 한국에 입국했다.

중국 청소년대표 2군 리그 출신인 그는 중국 지린성 지역 여자농구 팀인 심양 부대에서 활약하다 올해 금호생명으로부터 '1년 간 연습생으로 뛸 수 있겠느냐'는 뜻밖의 제의를 받았다.

중국에서 추이루이팅을 알고 지내던 한국인이 금호생명에 '괜찮은 선수가 있다'고 연락을 주자 구단도 국내 선수 가운데 장신 외국인 선수를 연습생으로 데려올 경우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에 그의 영입을 결정했다.

추이루이팅은 한국에 친인척은 없었지만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영입 제의를 기꺼이 받아들였고 김영주 금호생명 코치는 직접 중국까지 건너 가 그를 데려왔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코트를 누빌 수가 없지만 wkbl 규정상 용병이 연습생으로 뛰는 데는 전혀 문제가 안됐다.

한 달 월급은 100만원. 중국에서 같은 나이 또래 선수들이 월급으로 평균 30만 원 안팎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돈이었다. 월급으로 받은 돈은 저금을 하거나 중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낸단다.

추이루이팅은 한국에 들어온 뒤 선수단 숙소에서 숙식을 해결했고 센터 강지숙과 신정자의 포스트 매치업 연습 상대로서 훈련을 해 왔다. 밝고 긍정적인 사고 방식에 금호생명 선수들과도 쉽게 친해졌다.

팀 훈련에 계속 참가하면서 실력도 점차 늘자 추이루이팅은 한국에 귀화할 것도 고려하게 됐다. 한국말이 서투른 탓에 대만 실업팀에 7년 간 뛴 경력이 있는 포워드 백쥬리와 중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가끔 "한국으로 귀화하고 싶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안진태 금호생명 단장은 "추이루이팅은 우리 팀의 미래를 내다보고 데려온 선수"라면서 "한국에 귀화할 뜻이 있는 만큼 실력을 꾸준히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한국에 귀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한국 귀화 신청을 하려면 5년간 국내 거주 경력이 있어야 하지만 추이루이팅이 앞으로 금호생명과 4년 간 계약을 더 연장을 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력을 아직 제대로 검증받지 못했고 한국 팀 특유의 조직 농구에도 아직 적응하지 못했다고 금호생명 코칭스태프는 평가했다.

김경철 금호생명 대외협력국장은 하지만 "조건이 맞으면 한국 귀화를 할 수도 있다. 나이도 어리고 키가 아직도 크고 있어 나중에는 골밑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추이루이팅이 남자 프로농구 원주 동부에서 뛰었던 자밀 왓킨스(30.204cm)에 이어 여자 농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한국 귀화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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