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완전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60세가 넘는 인구가 전체의 약 2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으며 평균 수명이 길어져 고령화 연령도 60세에서 65세로 다소 높아지고 있다. 자연히 연금 수혜 연령도 정책적으로 상향 조정에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부터 약 20년 전만 해도 60세라면 회갑이라 해 이웃 동네 어르신들까지 초대, 잔치를 하며 친지들의 축하와 장수에 대한 축복을 겸하기도 했다. 의약학의 발전과 건강에 대한 여러 상식들로 수명은 자연히 길어지고,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두드러지게 빨리 저출산과 더불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해 있는 실정이다. 동남아의 더운 국가에는 오래 전부터 이모작, 삼모작이 일반화돼 있다. 1년 사시사철 덥고 충분한 강수량이 유지되기 때문에 1년에도 삼모작이 가능하다. 삼모작은 같은 경작지에서 1년에 세 차례 농작물을 재배해 수확하는 농법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일반인 누구라도 삼모작을 준비해야 하는 실정이 됐다. 보통 우리는 태어나서 누구나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학교를 나와서 하고 싶은 직업을 갖고 있다가 퇴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퇴직 연령이 대부분 60세라면 우리가 살 수 있는 100세까지는 40년이 남아있다. 인간 백세(Human Hundred, Homo Century)는 꿈이 아닌 실제 상황이며 국가가 지탱해야 할 가용 경제 인력 수급을 위해서라도 인생 삼모작은 현실이 됐다. 그래서 우리는 삼모작 준비를 미리미리 차분하게 해야만 안정된 노후가 보장될 것이다. 물론 예전과 달리 국가 차원에서도 여러 가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노인들에 대한 복지정책이나 연금제도를 많이 준비하고 있으나 무엇보다 삶의 질 입장에서 삼모작에 대한 대비는 미리 해놓는 것이 필요하다. 일모작은 10대와 20대에 걸쳐 젊어서 어떤 직업이나 일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에 몰두할 때이고 이모작은 30∼50대에 걸쳐 진행되는 기간이며 대체적으로 이 시점에 가정을 꾸려 생계 관련 일로 일생에 걸쳐 가장 열심히 직업 전선에 나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할 때다.

그러다 불현듯 60대에 접어드는데 아직 젊다면 젊은 나이지만 대부분 퇴직해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삼모작을 하고 있다. 따라서 20대부터 어떻게 보면 인생의 황금기라 볼 수 있는 은퇴 후 삼모작 준비를 해야 한다. 인생 삼모작을 원만하게 하려면 제일 먼저 건강한 신체·정신이 요구된다. 60세 인생 동안 우리들의 심신은 세파에 시달려 상당히 노쇠해 있으며 모든 것이 청·장년 시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나이가 들어 늙은 것만 해도 서러운데 건강까지 온전하게 유지할 수 없다면 노년기를 힘들게 보내야 한다. 많은 욕심이나 무리한 일을 피하면서 가벼운 일을 즐기고 자연과 사회에 필요한 일과 봉사, 기부 활동 등이 보람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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