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진천군수기 차지 기관·직장·사회단체 축구대회가 지난 25~26일 생거진천 공설운동장과 역사테마공원 등 보조구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그러나 동호인은 물론 진천 축구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을 줘야 될 대회가 군청 직원들의 관심 부족 등으로 '그들 만의 잔치'로 전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진천군체육회가 주최하고 충청일보·진천군축구협회가 공동 주관한 이 대회는 진천군청과 농협, (주)원진, 누리회 등 기관·단체·직장 등 17개 팀 5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토친회가 결승에서 진천군청과 연장 접전 끝에 1대0으로 누르고 우승했으며, 한국다우코닝(주)과 외식업지부가 공동 3위에 올랐다.

진천군청 소속 김동기 선수가 14골로 득점상, 토친회 김연건 선수가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선수들은 다방면에 걸친 고른 활약과 화려한 플레이로 눈길을 끌었다. 비록 군 단위 대회였지만 인프라를 고루 갖춘 종합운동장 등에서 참가 선수들이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전국대회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참가 선수와 관계자 외에는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하며 '그들 만의 축제'로 전락해 씁쓸한 뒷 맛을 남겼다. 대회 명칭이 '진천군수기 차지' 임에도 군청 선수와 부서 담당자, 축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 공무원들을 경기장에서 볼 수 없었다. 진천경찰서 소속 경찰관이나 농협 직원, 유전자원 참가 선수 가족, 기업체 관계자 등은 연습 경기는 물론 예선 경기 내내 운동장에서 선수들의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과는 대조를 보였다. 결승전이 열린 26일 종합운동장에는 토친회 회원 수십명과 주민 등 100여명이 열띤 응원을 보내며 토친회가 우승하는 기쁨을 함께 만끽했다.

경기에 참가한 군청의 한 선수는 "예전의 경우 경기 당일은 물론 연습 경기에도 음료 등을 들고 경기장을 찾아 응원과 격려를 보내줬는데 최근 들어선 이러한 동료애를 찾아 볼 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군수기 대회에 군청을 대표해 참가하기 위해 연습 경기를 갖는 등 훈련 후 각자 식사비를 지불할 때는 동료 직원들에게 배신감마저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물론 공무원들이 반드시 축구장을 찾을 이유는 없다. 경기가 치러진 첫 날 농다리 일원에서 열린 '생거진천 사랑갖기 전 직원 한마음 등산대회'에 참가하고, 26일에는 음성군 대소면 오류리의 한 화장품 생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이 공장에서 사용하던 원료 일부가 인근 광혜원면 칠장천으로 유출돼 오전 8시부터 1시간 가량 적 직원이 비상대기하는 등 나름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후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집안의 대소사를 챙겼으리 짐작된다.

그러나 축구는 군민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매력을 갖고 있는 종목 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음 대회는 군민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진천군 공직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해 본다.


/김동석(진천주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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