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에 학과 학생들과 우크라이나 파견 팀으로 참여하게 된 한국정보화진흥원 주관의 '2013 월드프렌즈 IT봉사단' 소양교육으로 학생들과 충남 목천에서 실시했던 연수에 최근 참여하게 됐다. 입소 전 학생들에게 교육 중 성실하게 임하지 않으면 파견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협박(?)과 절대 수업 중 졸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의기양양하게 연수원에 입소했다.

그러나 "피교육자는 언제나 춥고, 배고프고, 졸리다" 했던가. 평소 학생들을 가르치며 조는 학생들을 혼내 깨워가며 수업을 진행하던 입장이었지만 피교육자의 입장이 돼 보니 필자 역시 어쩔 수 없이 피교육자의 관습을 따라할 수밖에 없었다. 빡빡한 일정의 교육으로 피곤한 상태이기도 했지만 특히 점심·저녁 식사 후 진행되는 교육은 도저히 졸음을 참기 힘든 고문이었다.

학생들과 나란히 앉아 교육을 받으면서 나도 몰래 밀려오는 졸음에 체면 불구하고 눈을 감고 고개를 끄떡이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피교육자들 대부분 졸지 않고 눈을 반짝거리게 하며 수업을 진행하는 강의의 달인이 있음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연수 중 행해졌던 총 15개 강의 중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한 가지는 약간 유치한 듯하면서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가며 진행했고 또 하나는 파견 간 곳에서의 위급 상황 시 대처방안에 대한 것이었다.

첫 번째의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강의는 이미 교육생들이 알고 있는 부분이 많기도 했지만 강사가 워낙 중간 중간 유머를 섞어가며 강의를 이끌어 재미있다는 느낌을 줘서 졸릴 틈 없이 집중도를 높였던 것 같았고 두 번째의 교육은 처음 가보는 나라의 환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던 차에 그 궁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내용이었기에 정신줄을 놓지 않고 강의에 집중했던 것 같다. 필자도 많은 시간 학생들에게 강의해 오고 있지만 피교육자의 입장에 다시 서 보니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교육을 행하는 교육자의 교육법과 교육생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교육 효과가 다름을 느끼게 된다. 강의 도중 학생들이 졸고 있으면 "이렇게 쉬운 걸 왜 이해를 못하고 졸고 있을까? 우리 애들은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시킬 수 없어" 라며 학생들의 탓으로 돌리려 하지 않았을까 반성하게 된다. 필자가 행하고 있는 교육이 정말 학생들에게 필요하고 유용한 것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고, 그렇다는 확신이 선다면 그러한 확신을 학생들도 느끼고 공감하게 하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적절한 수준의 강의를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학생들의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반성해 본다. 이번 교육에서 느꼈던 강의 달인들의 기술을 우리 사랑하는 학과 학생들과 이번에 봉사하러 가게 될 우크라이나 학생들에게도 아낌없이 적용해 보고 싶다.



/심완보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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