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60주년을 맞은 호국보훈의 달 6월에 이보다 더 충격적인 일이 어디 있겠는가. 최근 국내 한 신문이 입시전문업체와 함께 전국의 고등학생 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2013년 청소년 역사인식' 결과 응답자의 69%(349명)가 한국전쟁을 '북침'이라고 답했다. 현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6종 모두 한국전쟁의 발발 형태를 '남침'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북침(北侵)과 남침(南侵)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헷갈리거나 전쟁의 발발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한국전쟁을 '북침'으로 알고 있다니 역사교육이 망가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순국선열들 앞에 후손들의 부덕함으로 사죄한다고 용서될 일이 아니다. 미래의 국가 자산인 청소년들이 우리 역사를 외면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한국사의 근간 자체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 역사교육의 심각한 현실을 직시한 박근혜 대통령이 "교육 현장에서 진실이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다소 위안이 될 뿐이다.


- 고교생 69% "한국전쟁은 북침"

박 대통령은"역사는 민족의 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교육 현장에서 진실을 왜곡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역사교육의 필요성을 밝혔다. 제 나라의 역사를 모르는 것은 선조의 이력을 모르는 ‘족보 없는 가정’과 다르지 않다. 뿌리 없는 가족이며 국가인 셈이다. 본인이 생존하는 나라가 어떻게 지켜졌고, 빼앗긴 주권을 어떻게 되찾았는 지 모르는 국민이 영혼을 식민 당한 것과 무엇이 다를바 있겠는가. 역사 지식 부재는 교육당국이 공부하도록 제도를 만들면 된다. 하지만 이념에 매몰된 자들에 의해 비뚤어지게 교육된 역사의식을 갖고 있는 청소년들은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교육에 정치가 개입되면서 대학입시 필수 과목에서 국사(國史)가 제외되자 그나마 암기로 숙지하고 있었던 짦은 역사 지식마저 머리를 비운 게 가장 큰 원인이다.


- 무너지는 우리 청소년 역사인식


더구나종북좌파 세력들은 일제강점기 이후 이승만·박정희 정권으로 대표되는 건국과 산업화 과정의 업적은 칼질하고, 독재 친일 반민주 등 역기능만을 부각시킨 채 보수와 시장경제의 순기능을 지우려 몸부림 쳐 왔다. 그로인해 민족의 최대 비극이자 호국의 상징인 6.25전쟁을 ‘북침 전쟁’이니 ‘통일전쟁’으로 비틀어 작명해 놓았다. 뿐만 아니라 교육현장의 일부 종북세력들은 청소년들에게 호국보훈 역사의 흔적을 없애고 그 자리에 진보좌파가 지향하는 민중 평등 분배 등의 가치만을 심어주기 위해 포퓰리즘으로 법치를 누르고 광란했다. 역사는 치욕과 영광이 반복되는 것인 데 자신들 맘대로 재단하고 편식케한 것이다. 그 결과 북한에 의해 저질러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부정하는 세력이 등장하는가 하면 을(乙)과 집단의 주장은 무조건 정당화되는 등 사회 도처에서 그 폐해가 속출하고 있다. 위기의 역사교육을 바로잡지 못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안보관이 투철한 박 대통령이 무지하고 비틀어진 청소년들의 역사교육을 어떻게 할 지 지켜볼 일이다.



/이광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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