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랄 카라술루 IMF 한국사무소장

메랄 카라술루(meral karasulu) 국제통화기금(imf) 한국사무소장은 29일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서 아직 투자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 경제가 더 빨리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말했다.

카라술루 소장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열린 외환위기 10주년 세미나에 참석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현재 연 4∼5% 수준에서 2∼3%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카라술루 소장은 "지금 외환위기 당시를 돌이켜 보면 한국은 그때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면서 구조적 문제점을 많이 위장하고 있었다"면서 "특히 금융시스템을 산업정책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등 정책의 왜곡이 있었고, 기업의 수익성 급락, 과잉투자 등의 문제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카라술루 소장은 "한국은 외환위기를 통해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잘 깨달을 수 있었다"면서 "물론 개혁은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지난 10년 동안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회복 속도를 보였고, 이제는 외부충격에 대해서도 유연성을 획득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서 투자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투자가 더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한국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도록 규제개혁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중소기업 역시 지속적인 개혁 대상이며, 노동시장의 양극화 문제 등도 해결돼야 한다고 카라술루 소장은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도전과제는 고령화 문제"라면서 "한국은 전통적으로 정부 재정이 많은 책임을 져 왔는데 고령화로 정부 지출의 확대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정부는 물론 일반 대중이 고령화와 관련된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논의를 시작해 합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카리술루 소장은 강조했다.

외환위기 치유 과정에서 imf가 제시한 프로그램이 부적절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그는 "사람들이 잊고 있지만 1997년 11월 모든 민간 채권자들은 한국에 대출을 기피하고 있었다"면서 "imf는 국제 커뮤니티를 동원해 최대 규모의 파이낸싱 프로그램을 한국에 제공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한국은 구제될 수 있었다"고 말해 imf 프로그램이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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