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공연에 18억 원 투입

블록버스터(blockbuster) 영화는 제작비 규모가 크고 막대한 흥행 수입을 올리는 영화를 뜻한다.

공연계에도 블록버스터가 있다.

'공연계의 황제' 김장훈의 지론에 따르면 대형 공연장에서, 기본적으로 최적의 음향이 갖춰지고 이벤트를 위한 대규모 물량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12월21일 오후 8시, 22일 오후 5시, 23일 오후 5시, 24일 오후 7시30분ㆍ밤 11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릴 '2007 김장훈 크리스마스 콘서트 원맨쇼'는 18억 원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다.
특히 그는 음향의 중요성을 세 번, 네 번 강조한다.

"이번엔 음향 장비가 기존 공연의 서너 배쯤 투입돼요. 아무리 목소리가 크고 좋아도 대형 체육관에서 시스템 없이는 전달할 수 없죠. 최적의 음향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음악의 감동을 극대화시킬 수 있어요."
여기에 본인이 손수 고안한 특수효과와 무대 세트도 선보인다.

주요 연출 중 하나는 스탠딩석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10m의 중앙원형무대. 중앙무대와 연결 통로가 없어 이 '섬'에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야 할 그의 과제다.

김장훈은 "이 무대에서 10여 가지 연출이 쏟아지며 첨단의 기술과 기계의 힘이 집약된 과학의 무대로 꾸며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돈이 많이 들어가야 좋은 공연인가란 의문이 생긴다. 그 역시 클럽공연 혹은 '노 쇼(no show)' 형식의 공연에서 아무런 장치 없이 서너 시간을 즐겁게 놀 수 있는 만큼 자금 투입 규모가 좋은 공연을 가르는 기준은 아니란 생각이다.

그러나 그는 블록버스터 공연을 이길 것은 없다고 주장한다.
"공연은 일종의 계의 형식이에요. 관객이란 계원이 돈을 모아주면 계주인 저는 그 돈을 적극 활용해 다시 돌려줘야 합니다. 그래서 전 제 개런티를 책정하지 않아요."
훌륭한 음향 장비를 통해 노래 무대를 선보일 땐 음악으로 감동을 주고, 이벤트 무대에선 갑자기 칼을 뽑듯 깜짝 놀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세상에서 쉽게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것을 관객에게 경험시켜 눈물과 웃음을 뽑아내는 것이 가수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가 블록버스터 공연 예찬론자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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