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기업銀이어 우리 신한도 인상 예고… 서민 가계 휘청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잇따라 8%대에 진입하면서 연말을 앞두고 서민층의 가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쏟아내고 있는 신규 분양시장도 주택담보대출 고공행진의 영향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번주 초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지난주보다 0.05% 포인트 상승한 6.53~8.03%로 고시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외환은행에 이어 2번째로 8%에 진입한 것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도 6.48~7.98%와 6.58~7.98%로 지난 주초보다 각 0.09%포인트 상승하면서 8%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중 8%대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변동금리부 주택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cd금리 등 시장 금리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기존 대출자들의 경우 금리부담으로 인해 연말 가계부 작성이 힘들 정도로 고통을 받고 있다.

실제, 극도로 침체된 부동산 시장으로 인해 1가구 2주택자로 살고 있는 김모(42·청주시 산남동)씨의 경우 사천동과 산남동에 보유하고 있는 2채의 아파트로 월 78만~80만 원에 달하던 금융비용이 조만간 90만~100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년전까지만 해도 전매 또는 ‘매매예약’ 등을 통해 기존아파트와 신규아파트를 쉽게 정리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세보다 1000만 원 가량 낮은 가격에 매물도 내놓아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금 대출 이후 잔금납부 대금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 채무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최근 계속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상승으로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규 분양시장도 한파를 겪기는 마찬가지.

분양가상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른바 ‘밀어내기 분양’에 동참했지만 저조한 청약률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향후 분양시기를 조절하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고통도 비슷한 실정이다.

당초 올 하반기 분양을 목표로 했던 청주·청원지역 1만 8000세대 중 50% 이상은 내년 상반기로 분양시기를 연기했을 정도로 분양시장 한파는 상상보다 심각하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및 주택투기지구 해제 등 당근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정작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지 않고 있어 양도소득세 대폭 감면, 금융권 대출금리 완화 등 후속조치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지역 주택건설 업계는 “지역 부동산 시장의 경우 한번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다시 오르막길로 전환되기가 쉽지 않다 ”며 “반짝에 그칠 수 있는 대책보다 보다 근본적인 극약처방을 내려야 위기의 지방 부동산시장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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