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과 작년 천신만고 끝에 충북경제자유구역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지정됐다. 몇 차례의 유보조치와 보완협의과정을 거치면서 어렵게 불씨를 살린 것이고, 지역경제발전과 충북의 미래를 위한 경자구역 지정은 작년 말 대선 전만 해도 원주와 충북 모두 선정평가과정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지정가능성이 희박했던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다 오송지구의 편입면적규모와 지구해제시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식경제부가 2월 14일 충주에코폴리스, 청원오송의 바이오밸리, 청주에코폴리스지구를 포함해 지정발표한 것이다. 이때에도 충주를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거리도 멀고 사업성이나 목표도 애매한 충주지역 포함이 논란거리의 중심에 섰고, 에어폴리스도 참여기업의 포기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설상가상 경제자유구역청 위치를 놓고 충주시와 청원군이반발하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을 연출해 도민들이 씁쓸한 미소를 짓게 했다.0


-충북발전 견인차 역할 기대 커


지역발전의 중심이 되고 충북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중요한 사안이기에 정당 차원을 떠나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돛을 올려 출항준비를 했을 것이고 도민 누구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그론데 출범 이후 오송사업지구 편입이나 해제 요구에 이어 충주에코폴리스가 국방부나 국토해양부와의 원만한 협의가 안 돼 취소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이 과정에서 지구지정 취소 문제가 불거졌고 청사인력배치 등이 또다시 거론되는 등 충청도식 뒷다리 걸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이전투구식 정쟁거리나 진흙탕싸움으로 변질돼 지정받지 않은 것보다도 더 처량하고 안타깝게 된 듯하다. 사실 경자구역은 선정이 중요한 게 아니고 막대한 외자 유치를 포함한 민간개발사업자 유치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는 셈인데, 이미 타 지역의 성과가 지지부진해 취소가 공론화된 곳도 있어 도세를 감안한다면 과연 잘 마무리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0


-도민 역량결집으로 극복해야


도민 역량을 모아 모범적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최적안을 만들고 이를 위해 매진한다 해도 부동산침체나 재정위기 등 어려운 여건을 뛰어넘기 힘들 수 있는 경자구역 사업이다. 하루 이틀에 끝날 일이 아닌데 시작 초기부터 불쌍한 사생아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과학발전의 메카로서 기능지구로 선정된 청원 오송지구가 난파될 위기에 처했다. 거점지구를 지원할 금융 산업 연구를 입지시키는 기능지구는 기지개도 펴지 못한 채 난산의 주인공 미래부와 대전시의 양해각서라는 꼼수에 휘말려 좌초 직전이다. 이미 정해진 국책사업의 틀 변경은 '제2의 세종시 수정안'이 돼 국론분열과 지역갈등을 조성하게 될 텐데 과학벨트사업예산이 작년 말 국회에서 삭감되더니 결국 사업실체의 변경이 드러남으로써 기능지구 활성화는 물 건너간 셈이다.0


-충청도 고향 일도 가끔은 챙겨야


도민들은 경자구역청사 위치나 정원배치 논란에는 관심 없다. 충주를 제외하든 안 하든 충북경자구역이라는 실체는 살려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명제이다. 당초 안 대로 충북 균형발전을 위해 에코폴리스의 존치 여부와 성공을 위한 최적 방안이 마련돼야 하고 더 이상 차기 선거와 연관된 정쟁 대상이 되거나 정치인의 안주거리가 돼서는 안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타 지역 출신들은 어느 정도 성공하면 자기 보직을 후배에게 물려주기도 하고 향우회도 열심히 나가면서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한단다. 그런데 충청인 출신이 정부 수장이 되면 왜 항상 자기 고향에 비수를 꽂으려는지, 60년째 살아봤는데도 알 수가 없다. 정승이 됐다고 감사패만 주면서 감 떨어질 때 기다리는 바보 도민을 우롱하는 것으로, 비극의 결말이 될 듯한 불길한 징조가 보이는데도 말이다.



/이장희 충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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