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 심대평 단일화 안팎

이회창 후보와 심대평 후보의 단일화 결정까지는 수차례 고비가 있었다.

당초 이회창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던 것은 심대평 후보 측이다.

한나라당 내분으로까지 비화된 이 후보의 출마 당시만 하더라도 20%대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이회창 후보는 물론 이명박, 이인제 후보까지도 충청권 표심을 얻기 위해서는 '심대평'이란 산을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심 후보를 끌어안기 위해 가장 큰 공을 들였던 한나라당은 당대당 통합이나 공동지분이 아닌 '흡수통합'을 견지해 왔다.

이에 발끈한 국중당은 '끝까지 완주'라는 카드를 내세우면서도 어느 후보와의 단일화가 효과적인지에 대해 고민해 왔다.

최근 들어 정진적 선대위원장마저 '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까지 사퇴하면서 당내 안팎에서는 단일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공교롭게도 이날 정몽준, 강금실 등 굵직한 인사들의 등장하고 문국현 후보마저 단일화 문제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심 후보측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결국 이회창 후보로 방향을 잡은 국중당의 진로는 대선 이후 충청권의 주도권 확보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아직까지 어떤 조건과 형태로 단일화에 합의 했는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회창 후보 또한 무소속이라 두 후보의 추후 행보 또한 다소 자유롭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즉, 대선 승리여부를 떠나 똑 같이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정당을 결성할 수 있는 명분은 얻은 셈이다. 이 수순에 맞춰 내년 총선 때 독자적으로 당을 만들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심 후보를 중심으로 한 '충청권 정당'의 뒷배 역할을 이 전 총재가 맡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이번 대선에서 두 후보의 단일화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느냐에 있다.

대선 후보 자체만으로는 한자릿수 유지에도 버거운 심 후보다. 하지만, 국민중심당 자체로는 대선 후보보다 더 탄탄한 조직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여론매체에서는 적게는 7~8만표에서 최대 20만표 이상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됐다.

결국, 두 후보간 단일화는 대선결과 외에도 선거 이후 다가올 총선정국에도 충청권의 새로운 정치패러다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장중식기자 5004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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