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은 우리 정치권의 이슈를 갖고 대남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정원 문제가 최대 화두다. 대남 선전선동 매체 ‘구국전선’은 반제민족민주전선중앙위원회 선전국 명의의 성명을 통해 국정원 댓글사건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에 대한 국내정치 상황을 언급하며 ▷국정원 해체 ▷대선불복 운동 ▷민중봉기 등을 언급하며 종북 좌파들의 ‘행동’을 채근했다. 이 위원회는“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으로 촉발된 민중의 분노가 대규모 반정부 투쟁으로 4.19 민중봉기 전야를 방불케 하고 있다”며 “지난해 이명박과 현 보수당국이 저지른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은 1960년 3.15부정선거를 연상케 한 불법 무법의 사기극”이라며 부정선거로 규정했다. 또 “우리 민중을 향해 저지른 국정원 패거리들의 망동은 절대 권력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대국민 태러사건”이라며 “만약 이번 대선이 자유롭고 공정한 민주선거로 진행됐고 국정원의 집요한 인터넷 댓글 작전이 없었더라면 선거판도가 달라졌을 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전국민은 무효화 투쟁은 선언하고 선거 백지화와 국정원 해체 투쟁을 강도높에 벌여 보수정권을 하야시키자”고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선 불복 투쟁을 촉구했다.


- 대선 불복 국정원 해체 주장 북한 돕는 것


우리사회는 다양한 사고를 가질 수 있는 헌법상 자유가 주어진 만큼 이런 북한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는 세력과 그렇지않은 세력이 상존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 일부 의원과 종북좌파들이 주장하는 대선 불복·선거 무효 투쟁, 국정원 해체는 북한을 이롭게 하는 표현과 행동으로 멈춰야 한다. 국정원이 지난 대선에서 댓글을 달아 선거에 개입했다는 사실은 이미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그리고 핵심인 원세훈 전 원장 등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로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대선 결과를 뒤엎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정치권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는 국정원 발췌본에서 논란의 핵심인 NLL(북방한계선)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직접적인 포기 발언은 없었다지만 전체적인 발언을 볼 때 영토를 수호하고 안보를 중시해야 할 국군통수권자로서 부적절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 문제 또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 “공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게 국민여론이었으나 이미 사본이 공개가 됐고, 여야가 원본 공개를 합의한 이상 진실을 규명한 뒤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 막말 발언 정쟁 일삼는 정치권도 개혁 대상


아울러 정치권력이 타락시켜 놓고 ‘셀프개혁’을 주문한 국정원도 국가 최고 정보기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도록 제 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 그것이 국정원발(發) 정쟁의 핵심이 돼야 하며 이 또한 입법기능이 있는 국회가 할 일이다. 그래서 국정원을 압수수색하고, 국정조사에 이어 정상들의 대화록까지 까발리는 게 아닌가. 그런데 민주당의 ‘입’이라할 수 있는 홍익표 원내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듣기도 생소한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 란 막말 발언을 지켜보는 국민은 과연 국회가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지, 왜 그들을 뽑았는 지 자괴감이 앞설 것이다. 국정원도 개혁해야 되지만 정치도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 그리고 귀태가 누구인지는 자승자박(自繩自縛) 중인 정치판을 지켜본 뒤 다음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하면 된다. 그게 민주주의다.



/이광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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