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장 표준규격 미달… 전국대회 등 유치 힘들어

[충청일보 장병갑기자]청주종합경기장 축구장이 반쪽 경기장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청주시가 청주종합경기장 시설개선 사업을 추진하면서 축구장 면적을 줄여 대한축구협회에서 권장하고 있는 표준규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지난해 6월부터 청주종합경기장 2종 공인인증을 위한 시설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모두 78억 원(국비 23억4000만 원, 도비 16억3800만 원, 시비 38억22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경기장 육상트랙을 교체하고 전기시설 등 시설물정비, 주차관제시스템, 공공디자인도입, 조경 및 주변 환경정비 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는 8월중 청주종합경기장 2종 공인인증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청주종합경기장은 지난 2009년 2종 공인인증이 만료되자 시가 재지정을 위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시는 2종 공인인증을 위한 시설물(장대높이뛰기 등)을 보강하면서 기존에 있던 축구장 면적을 4m정도 줄였다.

이에 청주종합경기장 축구장은 장변길이 109m, 단변길이 66m로 규모가 축소됐다.

문제는 FIFA와 대한축구협회에서 권장하는 장변(90∼110㎝)길이에는 문제가 없지만 단변(68m)길이는 4m부족한 실정이다.잔디는 66m깔리지만 부심들이 활동할 공간(2m)을 제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북도내 축구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충북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러한 규격에서는 A매치는 당연히 할 수 없고 프로경기도 열릴 수 없다"며 "특히 전국대회조차 유치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만약 어렵게 유치했다고 해도 결승전 등 중계방송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청주종합경기장 축구장에서는 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다른 시·도 축구관계자나 선수들에게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 축구 원로는 "수십 년 전부터 이곳에 전국대회 경기가 열렸지만 하루아침에 동네 축구장으로 전락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청주종합경기장 2종 공인인증을 위해 축구장 규격을 부득이 4m 줄였다"며 "당초 종합경기장은 축구장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고 이번 시설공사가 2종 경기장 인증을 위한 것으로 이에 우선순위에 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단변 공사를 시작할 때 축구관계자들과 협의해 왔다"며 "현재도 축구협회에서 계속 단변길이 68m을 요구해 오고 있는 실정이지만 청주종합경기장은 육상과 축구를 함께 사용하기에는 너무 작다"고 덧붙였다.
▲ 청주시가 청주종합경기장 2종 공인인증을 위한 시설개선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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