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이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을 겸해 열린 제24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그쳐 내년 3월 대만에서 벌어지는 대륙별 플레이오프에서 본선 티켓을 다시 노리게 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털 구장에서 계속된 예선 3차전에서 약체 필리핀을 맞아 고영민이 투런 아치를 그리고 장단 16안타로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등 13-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대만에 이기고 일본에 져 종합 전적 2승1패를 올린 한국은 이어 벌어진 대만-일본전에서 대만이 3-2 이상으로 일본을 이기면 동률 원칙에 따라 어부지리로 1위를 바라볼 수도 있었으나 일본이 예상대로 압승을 거두면서 꿈을 접었다.

'초 스몰볼'로 무장한 일본은 대만과 마지막 경기에서 공수에서 한 수 위 기량을 과시하며 10-2로 대승, 3전 전승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예선 1위에만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일본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만 16번째 정상에 올라 한국(7회)과 격차를 더욱 벌렸다. 1승2패로 마친 대만은 3위에 머물렀고 한국과 내년 플레이오프에서 또 한차례 대결한다.

베이징올림픽 본선 진출권 세 장이 걸린 대륙별 플레이오프는 내년 3월7일부터 14일까지 대만에서 열리고 아시아 2, 3위 한국, 대만과 아메리카대륙 2,3위 멕시코 캐나다, 유럽 2,3위 영국, 스페인과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8개국이 격돌한다.

이날 필리핀을 상대로 김동주, 이대호 등 중심 타자를 모두 뺀 대표팀은 2회 김민재의 2타점 좌선상 2루타로 2-0으로 앞서간 뒤 5회말 타자 일순하며 대거 7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9-1로 크게 앞서던 6회에는 정근우의 1타점 3루타와 민병헌의 내야 땅볼, 고영민의 중월 2점포로 4점을 보태 콜드게임 승리 요건을 갖췄다.

전날 일본전에서 1회 중월 솔로포를 터뜨린 고영민은 이날도 강한 바람을 뚫고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선발 류제국은 5이닝을 1점(비자책)으로 틀어 막았고 류택현과 권혁이 각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편 투수 최고영예 사와무라상 수상자인 우완 강속구 투수 다르빗슈 유를 선발로 내보낸 일본은 대만에 5회까지 1-0으로 앞서다 6회 대만 주포 첸진펑에게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포를 맞고 주춤했지만 돌아선 7회초 공격 때 전세를 완전히 뒤집었다.

몸 맞는 볼과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사토자키 도시야의 번트를 잡은 투수 겅포쉬안이 3루에 뿌리는 사이 주자가 모두 살았고 오무라 사브로의 스퀴즈 번트로 2-2 동점을 이뤘다.

일본은 계속된 찬스에서 안타 4개를 폭죽처럼 터뜨리며 7-2로 달아나 대만의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9회에는 4번 아라이 다카히로가 투런아치로 쐐기를 박았고 한 점을 더 보태 대승으로 올림픽행 확정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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