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프로는 골프공이 본인이 생각한 곳으로 가고 아마추어는 걱정한대로 간다고 한다. 아마 인생도 이럴 것이다. 노력해 자신을 가꾸고 부족한 듯 넘쳐나는 물푸레로 살았으면 한다. 모든 것을 다 치유할 수 있는 명의도 욕심과 오만을 치료할 수 없다고 한다. 욕심과 오만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무서운 것인데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으니 정말 한심할 뿐이다. 꽃들은 모여 무슨 얘기할까. 먼 길 마다 않고 벌 나비 날아드는 향기로운 대화 소곤소곤 오가겠지. 꽃들은 옹기종기 함께 어떻게 사는가.

서로서로 온몸으로 바지랑대 되어 바쳐 온갖 비바람 굳건히 막아 따스한 손 꼭 잡아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다. 그래, 많은 것 얻기보다 욕심 다 산 바람에 버려 소중한 몇 개에 만족해야지. 청안중 교정의 꽃은 낮은 자세로 향시 순수하게 서 있는데 잘 나지도 못 한 인간들 상대 욕하기에 여념이 없는 것을. 자신은 잘 났다 뽐내며 상대 험담하는 인간은 아무데도 필요하지 않은 소인배지. 꽃은 남 험담 하나 안 해도 자신 내세우지 않아도 끝없이 아름다운 것을. 분홍말발도리 꽃이 교정에 한 가족 되어 정원 가득 아침부터 수다 떨고 있다. 그래 마음껏 수다 떨어 모든 시름 다 떨쳐 속 편히 지내면 좋은 것을. 정말 냉정하게 생각해 보라. 지금 다니는 직장을 졸지에 고만 둘 때 간곡히 말리는 직원 셋이 있는지.

자신이 꼭 필요한 돈 삼천만 원이 급히 필요할 때 두말없이 돈을 꾸어줄 친구 셋이 있는지. 자신이 경영하던 회사가 완전히 망했을 때 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 소주 한 잔 기울일 진정한 친구 셋이 있는지. 있다면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한 사람도 없는 참담한 상황일 때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수천 명도 다 죽고 없는 것이고 수많은 날을 때 가리지 않고 술 잔 기울이던 많은 친구도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욕심은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는 그림자다. 다른 사람은 다 볼 수 있는데. 오직 자신만은 보지 못하는 그림자다. 그래서 욕심은 귀신보다 무서운 것이다. 아무리 때어 버리려 해도 늘 따라 다니는 자신이 만든 초라한 환상이다. 그래도 욕심이란 그림자를 버릴 때 진정한 자신이 보인다. 아무리 나쁜 사람도 자신이 마시는 우물에 침을 뱉지 않는다. 요사이 자신이 마시는 우물에 침을 뱉는 자가 있는데 이것은 나쁜 사람이 아니라 모자라는 바보다. 금강 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자면 강물은 순리대로 살라 한다.

모든 것을 거스르지 않아 겸허한 마음으로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흘러만 간다. 교육은 빨리 가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교육은 혁명의 대상이 아니라 점차로 순리대로 변화·발전돼야 하고, 교육만이 우리의 희망이고 미래다. 꽃이 저리도 아름다운 것은 봉오리 질 때부터 예쁜 새 소리에 잠이 들기도 하고 긴 밤 푹 자고 잠을 깨어 깨꽃 향기로 눈 부비며 일어나기 때문이다. 꽃이 그냥 아름다운 것이 아니듯 인간도 주위 환경에 많은 것이 좌우되고 매일 만나는 친구들에 의해 완전하게 만들어 진다.



/성낙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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