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3월 2일

충청일보가 오늘, 2년여의 침묵을 깨고 속간(續刊)에 들어간다.

역사적인 일이다.
2004년 10월 뜻하지 않은 노사분규로 정간한지 꼭 2년5개월만에 독자의 품으로 다시 돌아 온 것이다.

충청일보는 해방 이듬해인 1946년 3월1일 창간됐다. 그래서 올해가 꼭 61주년이 되는 해이다.

사람은 출생후 61년이 되면 회갑이라 하는데 신문은 61주년을 따로 표현하는 말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진 권위있는 신문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1945년 일제(日帝)로 부터 해방된후, 충북의 인사들이 모여 지역 발전을 위해 신문이 꼭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우고 다음해 국민일보(國民日報)를 창간한다.

국민일보는 충청일보의 전신이며, 이후 1954년 3월1일 충북신보(忠北新報)를 거쳐 1960년 8월15일 충청일보로 발전했다.

창간 당시의 사시(社是)는 민족의 발전, 민주(民主) 언론의 창달(暢達), 지방문화(地方文化)의 향상, 시시비비(是是非非)였으며 충북신보로 발행될때에는 불편부당(不偏不黨), 향토문화(鄕土文化)의 계발(啓發), 도정편달(道政鞭撻), 농촌경제(農村經濟)의 부흥 등이었다.

이후 1960년 충청일보로 제호를 바꾼후 현재까지 지역사회(地域社會)의 증인(證人)을 사시를 정했다.

창간 당시 어려운 여건속에 김원근씨 등 지역 인사들이 두루 창간 작업에 동참했는데 그중 이한주씨라는 분이 있었다.

초대 주주였던 그분은 이번에 충청일보 회장 겸 발행인으로 선임 된 이규택씨의 부친이다. 정말 놀라운 인연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회장은 부친의 뜻을 이어받아 충청일보 61주년에 재 창간의 중책을 맡은 것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그의 남다른 충청일보 사랑을 이해하고 있다.

이 회장은 충청일보를 1년안에 충청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으로 키우고 나아가 서울로 진입하여 전국에서도 으뜸가는 신문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추진력으로 보아 어려운 일도 아니다. 또 직원들에게는 최고의 대우와 복지를 약속했다.

이에따라 충청일보 속간에 참여한 기자와 임직원들은 충청권 최고의 신문을 만들겠다는 의욕으로 넘친다.

충청일보는 그동안 많은 시련을 겪어왔다. 창간후 대통령(大統領)을 견통령(犬統領)으로, 한일회담(韓日會談)을 일한회담(日韓會談)으로 오식(誤植)하는 바람에 폐간 당하는 일이 있었다.

한문 글자 오식으로 신문이 폐간된 것은 한국 언론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다.충청일보가 당시 정권을 찬양하고 정부가 하는 정책을 선전이나 했다면 폐간까지야 했겠는가.

그러나 당시 충청일보는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독재와 싸웠으며 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그 중요한 사건으로 정하영 도지사의 독직(瀆職)사건을 들 수 있다. 정 지사의 공금 횡령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인데 이것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복마전(伏魔殿) 사건이었다.

충청일보의 또 한차례 시련은 2004년 10월 노사분규로 직장이 폐쇄되고 11월에는 신문사가 청산되는 극한 사태를 맞는다.

노조와 사측의 대립은 한강이남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신문사가 폐간되는 최악의 사태로 치달은 것이다.

이후 충청일보는 2년여를 휴간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60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신문이 하루 아침에 독자의 곁을 떠나므로 지역의 소식에 목말라 하는 충청도민들의 원성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충청일보가 영원히 사장돼서는 안된다는 간절한 여망에 따라 복간을 위해 새로운 사주와 임직원들이 나섰으며 오늘 역사적인 속간 작업에 돌입하게 된것이다.

충청일보는 61년전 선조들의 창간 정신을 되살려 불의에 타협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자 한다.

부정과 부패에 맞서고 서민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중산층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다.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 만지며 충청권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는데 앞장서는 신문이 되고자 한다.

또 그동안 충청일보가 추진해 온 많은 사업을 계승할 것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미스충북 선발대회, 8.15 경축 마라톤 대회를 비롯하여 충청보훈 대상, 청풍상 시상식, 충청휘호 대회 등은 충청일보의 역사와 함께한 사업들이다. 이외 지역 작가를 발굴해 온 신춘문예도 부활하여 능력있는 작가들의 등용문이 되고자 한다.

우리 충청일보 임직원 일동은 그 신문이 그 신문이라는 그동안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기존 신문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비록 충북에서 발행되는 지방지 이지만 전국을 향해 또는 세계를 향해 메시지를 던지는 참 언론이 되고자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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