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외암 민속마을

▲충남 아산의 외암민속마을은 60여개의 초가집과 기와집, 집들을 감싼 돌담이 옛마을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배산임수의 명당인 이곳은 시간이 그대로 멈춰버린 듯하다.
담장 초가 지붕이 이고 있는 저 하늘
이웃한 논밭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이 눔아 비얌나오면 어쩔려구 돌담을 들여다보고 그려"

할머니의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은 민속마을의 돌담이 벌써 가슴 한켠에 남아있던 어릴적 기억을 되살린다. 아직 제대로 얼굴을 내민 풀 한포기 없지만 외암 민속마을에 오면서 만난 향토적 풍경에 대한 상상이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중요 민속자료 제 236호).

'외암민속마을'은 예안 이씨의 집성촌으로 약 500여년 전 부터 마을이 형성돼 양반가의 고택과 초가 돌담, 정원 그리고 다량의 민구와 민속품이 보존되어 우리 조상들의 옛 삶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돌담장과 초가지붕은 맑은 봄하늘과 맞닿아 운치를 더한다.

'외암민속마을'은 설화산 남쪽 경사면에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마을 앞으로 작은 시내가 흘러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을 취하고 있다.

마을 앞 다리를 건너면 왼쪽에 소나무 숲과 아담한 정자가 들어온다. 마을 주민들의 쉼터다. 차에서 내리면 주차장 건너편에서 보이던 바로 정려각이다.

마을 안길로 들어서는 작은 다리를 건넌 뒤 만나는 마을 입구의 반계라고 하는 곳은 두 개울물이 만나는 곳이다.

한쪽은 강당골에서 다른 한쪽은 설라리에서 내려오는데 여름철이면 넘칠때도 있다고 한다.

반계에서 거슬러 올라가면 외암선생이 '외암기'에서 기술했던 후학들을 가르치던 강당골 유원지가 나온다.

동네를 들어서서 둘러보다보면 나즈막한 돌담이 초가와 기와집 80여채를 에워싸듯 하고 있고, 조금 걷다보면 왼쪽편에 건재고택이 오른쪽으로는 후에 을사밀약에 비분강개해 벼슬을 버리고 항일운동을 일으켰던 이정렬이 벼슬할 때 고종에게 하사받아 지은 참판댁이 자리하고 있다. 조금 더 가다 보면 안길 끝자락에 외암선생 사당이 있는 송화댁이 자리잡고 있다.

마을 곳곳에 조선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레방아, 디딜방아, 연자방아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또 추사 김정희의 글씨, 영암댁의 회화나무와 수석이 어우러진 전통정원 등 문화 유산도 볼 수 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썼다고 전해지는 외암서사 편액은 외암마을 건재 고택에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관선재의 바깥채는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고택 주인의 관직명은 선비가의 전통을 말해주는 듯 위엄이 있어 보인다.

참판댁, 병사댁, 감찰댁, 참봉댁, 종손댁, 송화댁, 영암댁, 신창댁 등이 곳에 살던 옛 사람들의 모습과 풍경을 그대로 떠올리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된다. 이곳 고택 몇군데만 둘러보자.

참판댁은 이조 참판을 지낸 퇴호 이정렬(1865~1950)이 살던 집으로 고종황제가 하사했다고 한다. 특히 그는 할머니가 고종비인 명성황후의 이모이기 때문에 명성황후로부터 각별한 은총을 받았다고 한다.

송화댁은 송화군수를 지낸 이장현(1779~1841)으로 인해 이같은 택호가 붙여졌다. 이장현은 이사종의 9세손으로 순조 10년 식년시에 진사가 되었다고 한다.

건재고택은 영암군수를 지낸 이상익(1848~1897)이 살던 집이어서 영암군수댁이라고도 한다. 이상익은 예안이씨의 18세손으로 외암 이간은 이상익의 직계 5대조이다.

마을의 이름은 이곳 외암리의 서쪽에는 옛부터 역말이 있어서 지어진 것으로 추측한다. 왜냐하면 근처에 조선 초기에 말을 갈아타던 시흥역이 있었고, 말을 거두어 먹이고 돌보던 곳이라서 오양골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 오양이 외암으로 변했고, 나중에 마을 명으로 굳어져 현재에 이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한다. 지금도 시골에서는 소을 먹이는 곳을 외양간이라고 부르지 않는가.

▲찾아가는 길
온천의 고장으로 잘 알려진 아산시는 서울에서 기차,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이나 자동차로 2시간 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현충사(544-2161)를 비롯해 맹사성고택(546-3027), 100여년의 역사가 깊은 공세리성당(533-8181),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민속자료관인 온양민속박물관(542-6001), 연꽃이 아름다운 전통사찰 인취사와 세심사, 보문사 등 전통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역번호 (041).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21번 국도 아산(온양) 방면→삼성전자 신도리코를 끼고 좌회전→구온양 사거리에서 39번 국도→외암리 민속마을→강당골.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나들목→아산호→ 39번 국도→외암리 민속마을→강당골. 서울역→온양온천역(1시간 30분). 서울강남터미널→아산.

<둘러볼만한 곳>
온양온천ㆍ아산온천ㆍ도고온천 등 온천지역에 호텔과 여관들이 몰려 있다.
특히 동양 4대 유황온천 중의 하나로 꼽히는 도고온천의 파라다이스호텔(542-6031)에서는 7월15일부터 8월15일까지 국내 유일하게 3천평 규모의 온천수영장을 개장해 일반인들도 온천수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또 외암리 민속마을에서는 팜스테이(544-8290, 543-3967)를 할 수 있다.

<먹을만한 것>
외암리 민속마을 입구에 도토리묵과 잔치국수등을 파는 식당들과 민속마을 내에 청국장과 된장찌개, 김치전 등을 파는 집들이 더러 있다.
염치읍 방현리의 방수마을(544-3501~4)은 재래식으로 직접 담근 된장 간장과 각종 장아찌 등 토속 밑반찬을 내는 한정식집이다.
송악면 강장리 오형제고개에 향토길 추어탕(544-2118)은 일반 미꾸라지보다 더 크고 살이 많은 동굴이라는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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