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달 학생들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한국정보화진흥원 주관의 월드프렌즈 IT봉사단 활동을 하고 돌아왔다. 키예프의 한 대학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됐는데 봉사활동 도중 대학 신문사에서 동영상을 만들기 위한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인터뷰 질문 중 하나가 "한국이 우크라이나 보다 잘 살게 된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였다. 쉽지 않은 질문에 잠시 당황했으나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교육체계를 러시아 식에서 미국 식으로 바꾸고 있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 생각이나 아마도 교육체계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잠시 후 한 교육생이 우크라이나가 한국과 같은 나라가 되지 못한 것은 교육체계도 문제이겠지만 정치인들이 더욱 문제라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은 현 정부를 포함해 역대 정치인들을 전혀 믿지 않으며 정치인들이 국가와 국민에 봉사하기보다는 다들 사리사욕 채우는데 골몰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했다.

자원부국인 우크라이나가 자원이라고는 사람밖에 없는 한국보다 못 사는 이유가 전적으로 정치인들과, 이들과 결탁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기업인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곳 사무직 직장인들 임금은 생각보다 적었다. 일자리가 적어 오전이나 오후 시간제근무로 일하고 있는 직원이 많았으며 한 달에 고작 100불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고 했다. 이 월급만으로 키예프에서 생활하기는 도저히 불가능해 대부분 사람들이 2개 이상의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런지라 다들 현 직장에서의 업무에 집중하기 보다는 더 월급 많이 주고 안정적인 직장이 없을까? 혹은 다른 나라로 취업 이민을 가볼 까 하는 마음이 많은 듯 했다. 이전에 봉사활동을 통해 경험했던 다른 개발도상국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자신의 현 직장이 이렇듯 안정적이지 못하고 업무에 집중을 하지 못 한다면 일의 능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고 이런 분위기가 국가적으로 만연해 있다면 국가적으로도 효율적인 경제활동이 이뤄질리 만무했다.

물론 어느 나라나 정경유착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는 있다. 이러한 정경유착이 많고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을수록 후진적인 국가이고 적을수록 선진국인 경향을 띠고 있다. 한 국가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수한 자질의 국민이 있어야 하고 정치적 갈등이 적어야 한단다. 우리나라 인적 자원 우수성은 홍콩에 이어 세계 2위로 평가된다. 홍콩이 중국에 속한 것을 감안하면 단독 1위인 셈이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경제적 발전을 해오고 유지한 데에는 우수한 우리 국민들이 정치적 갈등을 줄여가지 못 하고 있는 부족한 정치인들을 믿어주고 기다려준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부디 정치인들은 그동안의 경제적 발전이 자신들의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우수한 국민들의 노력임을 알고 항상 국민 앞에 겸손하며 정치적 갈등을 줄여가는데 정치력을 집중, 마침내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멸사봉공의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



/심완보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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