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7일은 매우 뜻 깊은 날이었다. 정부는 6·25 정전 60주년인 이 날을 '유엔군 참전의 날'로 공포하고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첫 공식 '유엔군 참전·정전 60주년 기념식'을 6·25의 의미와 교훈을 되새기며 거행, 유엔군 참전국과 참전용사에 대해 최고의 예우와 감사를 표했다. 27개 국 정부 대표와 외교사절, 6·25 참전용사, 정부 주요인사, 각계 대표, 시민, 학생 등 4000여 명이 참석한 기념식을 TV로 지켜보며 벅찬 감동과 긍지를 갖고 6·25에 대해 생각해 봤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공산군은 소련제 탱크를 앞세우고 평화로운 우리 대한민국을 기습 공격했고 우리는 안타깝게도 사흘 만에 서울을 빼앗기며 한 달여 만에 낙동강 전선까지 밀려나는 바람 앞 등불이었다.

그 때 만약 유엔군이 참전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됐을까.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우리나라에서는 6·25 참전국 주요 인사와 참전용사 4000여 명을 초청해 '유엔군 참전·정전 60주년 기념식'을, 미국에서는 워싱턴 한국전쟁기념관에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했고 호주에서도 캔버라 한국전 기념비 앞에서 '한국전 정전 60주년 기념식'이 개최됐다고 한다. 이제 참전국들도 함께 참여해 무척 기쁘다. 이는 정전체제 속에서도 미국을 비롯한 우방들과 긴밀히 손잡고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눈부신 경제발전, 정치민주화, 한류문화를 꽃피운 덕분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기념사처럼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진정한 변화와 평화의 시대가 돼야 하는데, 말 그대로 '평화가 아닌 정전 상태'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남북 간 평화적 대화를 통해 장애물을 하나씩 해결하고 각종 도발과 전쟁 걱정 없는 남북한, 평화통일의 한반도를 이룩해 위대한 한민족(韓民族)의 역사를 창조해야 하는데…. 최근까지 남북은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해 그동안 6차례에 걸쳐 회담을 했지만 합의문 채택은 고사하고 추가 회담 개최도 어려운 것만 봐도 남북의 벽은 험난하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궁극적으로는 통일된 한반도를 그려보며, 온 국민이 하나가 돼 살기 좋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국력을 더욱 강하게 해야 한다. 앞으로 수능 필수과목에 국사를 포함시키고 안보태세를 더욱 강화하며 국민적 공감대를 마련해야 일본, 북한 등이 감히 도전하지 못 할 것이다.

이제는 여야가 따로 없고, 해묵은 이념문제로 더 이상 국력을 소모해서는 안 된다. 마침 그날은 경사가 겹쳤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우리 여자축구대표팀은 통쾌한 승리를 했고 북한은 중국을 물리쳤다. 이 승리로 북한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우리는 숙명의 라이벌전에서 승리하며 3위를 차지, '유종의 미'를 거뒀다. 남북 선수들은 하나가 돼 서로 포옹하며 축하해 주는, 가슴 뭉클한 선물을 줬다. 모든 남북문제가 그날처럼 손잡고 상생하며 발전하면 얼마나 좋을까.



/김진웅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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