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란 사업자가 생산·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를 소비생활을 위해 구입·사용·이용하는 자들을 말한다. 용어로만 보면 약간 피동적으로 해석되고 어쩌면 사업자가 공급하는 상품·서비스를 일률적으로 제공받고 있는 것처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보통신 발달과 스마트폰 대중화로 소비자들은 사업자들의 상품·서비스에 대한 최고 지식은 물론 사업자의 조직원들보다 오히려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하게 되면서 힘이 커지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도 소비자들의 활동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시장에서 구입해 오던 소비자들이 이젠 산지 환경, 농산물 기능성, 생산자·생산품 이력, 가격 등 모든 분야에서 많은 지식을 공유하면서 농장 경영과 생산 과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욕들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消費者)란 용어를 사용자(使用者)라고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소비자농업 시대 도래


이런 사회적 트랜드는 소비자와 함께 하는 농업, 소비자를 최고로 하는 농업을 요구하게 됐으며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농업 체험·교육농장들이 생기고 있으며 농장 경영에 소비자를 참여시키고 소비자가 직접 봉사형으로 농업경영을 지원하는 사례들이 생기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보면 미원 계원리 청원생명사과작목반이 사과나무 280여 그루를 분양해 소비자를 참여시킨 결과 소비자들은 가족이 힐링하며 싼 값에 좋은 사과를 직접 수확하고 생산자는 노동력·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이른 봄에 미리 조 수익을 창출, 경영에 도움을 받았다. 이런 시점에서 지난 3월23일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공포됐다. 이 법 3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도시농업을 위한 토지·공간 확보와 기반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도시농업 활성화에 필요한 시책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미래학자들은 농업이 향후 최고의 산업이 될 것이며 가까운 시대에 생산은 대기업이나 대규모 농가 또는 작목반이 담당하고 여타 농가는 소비자와 함께 하는 농업으로 변해 갈 것이라 예측한다. 최근 정부에서도 6차 산업형 농업 육성 정책을 펴고 있어 소비자농업 전성시대가 올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바라는 농업을


소비자들은 진실되고 정직한 농업을 바란다. 확실한 이력관리와 철저한 친환경 요소를 가미한 깨끗하고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기본으로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단계를 유리알처럼 공개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농업이다. 기본 조건들이 갖춰진 농장은 소비자를 경영에 참여시키고 그들과 스킨십하는 경영기법을 활용하면서 소비자 기대치를 높여야 한다. 도시농업 지원·육성으로 소비자들이 농업에 거는 기대치가 한층 고조돼 있는 현 시점은 상당히 중요한 분기점이며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전환기다. 소비자들에게 만족할만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최고의 농산물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농업인들의 책무라고 보면 현 시점에서 새로운 인식과 사명감으로 재무장,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농업으로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윤명혁 청원농기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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