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으로 본사 이전, '유래없는 성공' 평가 받을 것"
직원 87% 노조 가입… 평화적인 노사관계 정착 앞장
지역 고유의 인재 양성기관·종합병원 반드시 필요

[태안=충청일보 장영숙기자]태안이 고향은 아니지만 오래 전부터 몸과 마음이 온전한 태안사람으로 준비된 듯 태안에 대한 애정이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 나옴을 느낄 수 있었다.

창립 2주년을 맞은 한국서부발전㈜ 노동조합을 이끌어오면서 노·사화합을 넘어 지역주민과 상생 융합의 길을 도모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선구자적 노력이 지역 주민들의 가슴을 움직이며 동반자적 이해와 소통의 물꼬를 트고 있다.

그동안 노조 하면 떠올랐던 노·사간 반목과 갈등, 대립적이고 투쟁적이던 노·사문화를 '상호존중' , '화합의 아름다운 노·사문화'로 만드는 데 앞장서오고 있는 신동호 노조위원장(53·사진)을 만나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2014년 서부발전 본사 사옥 태안군으로의 이전을 앞두고 노조의 역할과 군민과의 상생방안 및 비전 제시를 들어봤다.

△노조창립 2주년을 맞은 소감과 성과.

―뒤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숨 가쁘게 달려왔다.

지난 10년동안 3번의 파업을 겪으면서 조합원들이 많이 지쳤고 힘들어 했다.

파업은 노조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파업 과정에서 많은 조합원들은 금전적 손실 뿐 아니라 인간관계와 정신적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실패를 답습한 노조의 구태에서 벗어나 조합원의 권익을 지키고 대변하는 단체로서 노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했고 현재는 전체의 87%가 넘는 조합원이 가입된 교섭대표 노조로 우뚝 섰다.

공기업 근로자로서 국민들에게 더 큰 봉사를 하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과 '신뢰와 존중으로 노·사 상생의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기업'이라는 노·사관계 비전을 선포함으로써 항구적인 노·사 평화의 틀을 갖추게 됐다.

△본사 이전에 따른 가장 시급한 과제는.

―본사 이전은 단지 본사가 태안으로 이전되는 것 만으로 그칠 수 없다.

본사 이전에 따라 우리 조합은 근로자들의 생활근거지와 정주환경 변화에 따른 크고 작은 불편을 해소해 근무 만족도를 높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

또 지역공동체의 일원이며 태안지역 발전을 주도적으로 견인해야 할 공기업의 노조로서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 회사나 지방정부의 투자를 유인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공기업이 광역 시·도 단위로 이전하는 것과 달리 서부발전의 태안 이전은 군 단위로 본사가 이전하는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노동조합은 한 가지 원칙을 세워 가장 성공적인 공기업 이전 사례를 만들겠다.

주거는 물론 교육과 문화·의료분야의 취약성을 보강해 삶의 질을 높여야 하고 특히 교육·의료부분에 있어서는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은 점진적으로 개선 여지를 찾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처음 계획하고 투자 할 때 확실하게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되면 직원들과 태안군민들이 기대하는 삶의 질 향상은 요원하고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녀 교육·의료문제 해법은.

―교육 수요의 저하는 곧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인 특징이다.

지역 교육의 질 저하는 지역의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하고 나아가 지역 인재를 키워내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교육문제는 지역문제인 동시에 국가적인 문제로 투자가 선행되고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초등과정은 공교육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중등교육과정 이상은 전문화되고 특화된 교육과정이 병행돼야만 지역인재를 적기에 양성하고 배출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순창군과 합천군의 성공적인 '인재숙' 운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메시지가 크다.

면학 여건과 환경을 바꿔줌으로써 대학 진학의 꿈조차 가질 수 없었던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고 많은 학생을

수도권 대학에 진학 시킬 수 있게 됐다. 교육은 환경이다.

좋은 교육환경을 갖출 때 학생들의 교육 수준도 향상된다.

그래서 태안에도 이와 유사한, 그러나 태안 만이 갖는 태안 고유의 지역인재 양성기관을 만들기 위해 태안군·태안군의회·태안교육지원청등과 자주 만나 협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안군이 교육 못지않게 취약한 것이 열악한 의료 문제다.

단기적으로는 응급의료체계를 갖추고 장기적으로 종합병원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은 태안군과 서부발전이 협력해 종합병원 건립을 구상해야 하며 산부인과, 소아과, 내과 등 전문 의료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지역 협력에 노동조합의 역할과 지역과의 융합 대안.

―지역 주민의 일원으로 완전히 지역사회에 적응하고 녹아들어가 융합돼야 한다.

상생이니 협력이니 하는 것을 말로 끝낼 것이 아니라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주민들과 완전히 융화된 온전한 상태의 정주가 돼야 한다.

명품 태안 만들기를 위해 전력산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지역과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

기존의 노동사회단체와 협업해 지역 문제를 고민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대안을 마련하는데도 온 힘을 쏟겠다.

노·사·민·정이 태안지역 환경·노동·교육·문화·의료부문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나의 것만 받아들이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남의 것도 받아 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도 앞장설 것이다.

물리적 결합만으로 지역 주민들과 융합될 수 없다.

화학적 결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에게 정답고 따뜻한 이웃이 됨으로써 태안군민들과 자연스럽게 융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조합의 노력과 함께 조합원들의 마인드가 '제 2의 고향으로 내 후손까지 살아갈 곳'이라는 정신이 군민 속에 공감될 때 태안군민이 따뜻한 시선과 더불어 우리의 손을 잡아 줄 것으로 확신한다.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노동조합은 보다 진전되고 향상된 정주 여건 조성에 정책과 교섭을 집중하고 있다.

본사 태안 이전이 그 사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주민과 함께하는 건강한 가족문화를 이루고 떠나고 싶은 태안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태안! 살고 싶은 태안'이 될 수 있도록 교육 환경 등 정주여건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조합원 가까이서 책임지는 노동조합'으로 한발 더 나아 갈 것이다.

△태안군민들에게 한 마디.

―태안군민이 되는 날도 이제 1년 반도 남지 않았다.

사계절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치유와 휴식의 휴양 도시인 태안군민이 된다는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다.

서부발전 가족들이 태안군민의 일원이 될 수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7만 태안군민 여러분의 많은 배려와 관심 부탁드린다.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은 '행복의 문을 여는 전령사'로 늘 태안군민과 함께하며 '상생을 넘어 융합의 다리'가 될 수 있도록 항상 적정한 자리에 서있겠다.

군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 성원 보내주시기 바란다.


▲ 신동호 한국서부발전㈜ 노조위원장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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