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수면과 만나는 곳
200년된 참나무 보호수
자연 향기 맡으며 걷다보니 몸·마음 저절로 '힐링'

[충청일보]대청호의 반도처럼 길게 뻗어나간 호반길을 따라가는 가호리길은 후곡리의 중심마을인 옻나무골(뒷골)에서 출발 한다.

작은 만처럼 들어온 대청호를 바라보며 뒷골과 진사골이 평화롭게 보이는 곳이다.

봄빛과 가을빛이 좋은 대청호. 처음 이곳을 찾아오던 1990년대에는 비포장도로에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는 한적한 오지마을이었지만 지금은 포장길에 시내버스가 이곳까지 들어온다.

비탈진 고추밭과 골짜기에 겨우 남아 있는 작은 논들이 대청호와 잘 어울리는 뒷골마을 버스정류장 주변에 차를 세우고 228봉으로 향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산길을 찾아 228봉에 올랐지만 나무들이 전망을 가리고 있다. 대청호를 향한 산길이 완만하게 이어지고 풍광은 좋지만 정비가 필요하다.

산길을 따라 길게 내려서면 땅끝처럼 대청호 수면과 만나는 곳에 가호리가 있다. 금강을 휘돌아 흐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가여울, 가호리에는 현재 살고 있는 주민은 한 사람도 없고 넓은 수면만을 자랑하고 있다.

참나무 보호수가 있는 고개는 수몰된 가여울마을과 곡계마을을 이어주던 곡계고개라고 한다. 수령 200년이나 된 참나무의 우람하고 멋진 모습이 좋기만 한데 주변의 다른 나무들이 가리고 있어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바로 옆에 고인돌이 있었지만 문의 문화재단지로 옮겨가고 빈자리만 남아 있다.

이곳에서 비포장길을 따라 후곡리 진사골로 바로 가지만 145봉을 넘어 호반을 따라 돌아보는 것도 좋다.

섬처럼 생긴 145봉을 넘고 돌아 대청호 수면에 서면 건너편으로 대전지역 내탑동과 양구레 방향이 보이는게 바다처럼 넓기만 하다. 잔잔한 수면 아래에 회덕과 회인, 문의로 가던 삼거리길이 잠겨있는 곳이기도 하다.

예전엔 가호리 앞에 금강을 바라보며 '아득이' 라는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금강을 건너 회덕방향으로 가기 위해 나루터로 갈 때 고운 모래가 깔린 넓은 백사장을 걸어가야 했는데 마을과 나루터를 오가며 사람들이 멀리 아득하게만 느껴지던 연유로 그런 이름으로 남았다고 전한다.

대청호의 땅끝 가호리를 살펴보며 '아득이마을'이 어디쯤 있었을까 수면 위에 그려보지만 아득하니 떠오르지 않는다.

곡계고개로 다시 돌아와 호반을 끼고 적당한 나무그늘에 걷기 좋은 길을 따라 뒷골마을로 향한다. 얼마 전까지 비가 올 때 마다 흙길에 신발도 빠지고, 차량도 빠졌지만 청원군에서 작은 돌을 깔아 오가기가 좀 편해졌다.

길을 따라 호수를 건너 대전지역의 식장산과 계족산이 멀리 보이고 양구레, 찬샘낵이, 노고산성 산줄기가 가까이에 있다.

한 낮 고라니도 자유롭게 노니는 조용한 호반마을 진사골에 도착해 마을 앞 호수와 초원을 살펴보고 대각사에 들러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 비포장으로 걷기 좋은 느낌을 주는 가호리길, 대청호의 걷고 싶은 길로 추천을 한다.

출발지 : 청원군 문의면 후곡리 뒷골 버스종점

걷기길 : 후곡리→뒷골마을 버스종쥘대나무집→산길→ 228봉→186봉 능선길→능선길→곡계 고개. 참나무 보호수. 고인돌자리→145봉→땅녔곡계고개→임도→후곡리 뒷골마을, 진사골.순환형 걷기길(약 4시간 소요)

/글·사진=송태호 '청주삼백리'대표
▲ 후곡리 뒷골마 을에서 가 호리로 들어가 는 오솔길. 차 도 없고, 사 람 도 붐비지않 는 한 적한 길이다. © 편집부



▲ 후곡리마을과 대청호. 주인없이 혼자 떠있는 쪽배가 조용한 시골 정취를 물씬 풍겨주고 있다. © 편집부
▲ 곡계고개 앞에서 바라본 대청호 풍경. 물 건너에 어부동이 있다. © 편집부

▲ ▲200년된 곡계고개 참나무 보호수.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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