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으로 12년 과정이다. 이는 일본의 교육과정과 같고 초등학교 6년, 중학교 2년, 고등학교 4년인 미국과도 같은 연수이다. 이러한 12년 과정의 교육과정은 사실 18세기 프러시아에서 처음 도입되었다. 3

00년 전에 프러시아에서 우리의 기본적인 교실모델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프러시아식 모델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학생들이 나이에 따라 분리되고 정해진 교과목을 정해진 시간대로 교육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놀랍게도 지금의 교육과정과 똑같다.

-충분히 습득해야

요즘 인터넷상에 완전학습이라는 주제가 떠오르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의미에서 완전학습이란 학생들이 좀 더 어려운 과제로 옮아가기 전에 주어진 과제를 충분히 습득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1주일의 시간을 주고 자전거 타기를 배울 때 일부 운동신경이 뛰어난 학생은 주어진 기간 내에 아주 능숙하게 자전거를 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1주일 후에도 여전히 균형을 잡지 못하고 넘어지기 일쑤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주일 후 교사는 시험이라는 평가를 통해 능숙히 타는 학생에게는 A학점을 주고 미숙한 학생에게는 C학점을 주고는 "다음 과정은 외발자전거 타기다." 라며 진도를 나간다면 C학점을 받았던 학생의 다음 과정에서의 결과는 뻔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이것이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서의 현실이다.

85점을 맞았다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15점에 해당하는 개념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다음 과정으로 모두 넘어가게 된다. 일명 구멍이 숭숭 뚫린 "스위스 치즈 학습"이다. 완전학습의 역사를 살펴보면 1919년 미국 일리노이 주 위넷카의 초등교육제도에서 카를턴 워시번 교육감에 의해 시도 됐다.

이 플랜의 목표는 학생 그 누구도 좌절하거나 학업실패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과 커리큘럼이 시간이 아니라 이해와 성취의 목표 수준에 따라 조직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통모델에서는 특정주제나 개념에 일정한 양의 수업시간이 할애되고 내용에 대한 학생 개개인의 이해도가 다르더라도 할당된 수업시간이 끝나면 학급전체가 다 함께 진도를 나가야 한다. 반면 워시번의 체계에서는 학생들이 각자의 속도에 맞추어 공부하되 같은 수준의 이해도를 향해 다양한 속도로 나아갈 수 있다. 때문에 학생들은 각자 속도에 맞춰 배웠고 이전 과제를 일정수준의 이해도로 습득한 후에야 다음 과제로 나아갈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속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속도로 배운다. 그러나 전통적 교실에서는 교사에게서 나오는 단하나의 속도만 존재한다. 이 한 가지 속도에 맞춰 빨리 이해하는 학생은 나머지 시간이 지루하고 쓸모없다고 느끼는 반면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학생들은 계속 뒤쳐질 것이다. 교육 현장에 있는 필자로서 학생들의 이 같은 느낌을 공감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심완보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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