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 후보들 충청권 표심잡기 총 집결

제17대 대통령 선거 최대 격전지는 충청권임이 다시 한번 입증되고 있다.

역대 대선이 30~50만표로 당락이 갈렸고, 이 역활을 충청권이 해왔다는 점에서 17대 대선에 출마한 각 후보들의 충청권 공들이기는 연일 지나치다 싶을 정도인 것이다.

특히 대선을 열흘 앞두고 충남 태안반도 유조선 기름 유출사건이 터지자 각 후보들은 모든 일정을 잠정 중단한 채 피해현장으로 집결,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충청도 민심추스리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우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9일 황급히 대책본부가 마련된 태안경찰서를 방문한 뒤 기름유출 현장인 만리포 해수욕장을 찾아 피해현황을 점검하고, 방제작업 관계자들에게 철저한 방제를 당부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도 이날 지방일정을 모두 충남으로 집결하고 만리포 현장을 찾아 방제작업에 직접 참여하는 등 피해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 차원의 철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 역시 만리포해수욕장을 찾아 자원봉사로 방제작업에 참여하며 '충청권 적자=이인제'임을 적극 부각시켰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태안현장을 찾지는 않았으나 대전 으능정이 유세를 시작으로 청주 성안길에서 시민들을 일일이 대면하며 자신에 대한 충청권의 지지를 역설하는 등 bbk 수사 결과와 관련, 검찰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강력 비판했다.

이에 앞선 7일에도 각 후보들의 충청권 공들이기는 계속됐다.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날 천안을 찾아 검찰의 bbk 수사결과와 관련, "검찰의 역사는 오늘에 그치지 않는다. 광폭의 시기가 지나가면 햇볕에 드러나 치욕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이 사건으로 검찰에 치욕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졌으며 '강자의 밥' '투항한 검찰'이라는 짐을 검찰에 지워졌다. 진실을 규명하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신당 충북도당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청주 방문에 발맞춰 성안길에서 촛불시위를 개최하고 bbk 검찰수사 결과를 강력 비판하는 등 이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강화 총기탈취 사건이 터진 직후인 점을 감안해 청주 거리 유세는 전면 취소하되 시내 모 식당에서 도당 당직자 등과 간담회를 갖고 낮은 자세로 선거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이방호 사무총장, 임태희 비서실장, 박형준 대변인, 신경식 전 의원. 권오을 유세지원단장 등을 배석시킨 가운데 이들과 만나 "옥외에서 (유세를)해야 하는 데 미안하다. 날짜를 잡아 다시 (청주를)오겠다"며 "국민은 위대하다. 어려운 가운데 국민들께서 흔들림 없이 지지해 주셔서 늘 미안한 마음이다. 검찰 수사에서 명백히 (무혐의로)들어났다"고 소회를 밝힌 뒤 "그러나 아직도 음해공작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의 가장 큰 적은 안일한 생각이다. 12월19일 투표마감시까지 긴장을 늦춰선 안될 것"이라고 '경계령'을 내렸다.

이 후보는 특히 "1%의 실수로 질수 있다. 오만한 생각은 금물이다. 어려울때 지지해 줬는데 이제 혐의가 풀리리까 오만해진다는 생각을 (국민들이)하시게 해선 안된다"며 "저 자신부터 모든 것을 던져 늘 낮은 자세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겸손'을 재차 강조했다.

창주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같은날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 "우리는 부패와 싸움과 동시에 무능, 무책임함과 싸워야 한다"며 "무능한 사람보다 부패한 사람이 괜찮다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국민들은)표를 몰아 줄 것이냐. 무능과 부패는 똑같이 청산돼야 할 것"이라고 정동영 후보와 이명박 후보를 싸잡아 비난하는 등 자신에 대한 충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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