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맞이
산책을 나가보니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마감하는 시민들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며 즐기고 있다. '마감'은 한자어가 아니고 순우리말이라는 것도 알았다. 인파에 휩쓸려 남실남실 부는 산들바람과 더불어 걷다보니 명암저수지이다. 언제 와도 반겨주는 정겨운 곳이다. 특히 이곳 야경은 고즈넉하게 마음을 가다듬어 준다. 가로등 아래에서 수줍게 반겨주고 있는 코스모스가 가을의 문턱이라고 속삭이고, 반바지 차림이던 옷차림도 차츰 긴 옷으로 바꾸어 입은 것을 보니 유별나던 여름을 보내고 가을맞이를 할 때이다.
우리 학생들도 여름방학도 끝나고 지난주부터 새학기가 되어 새로운 다짐으로 새출발 한다. 요즘은 방학에도 각종 교육활동으로 등교하는 날이 많지만.
저수지 부근에 있는 화장실에 갔다. 모자라는 전기 사정에도 밤새 불을 밝혀주고 있다. 노크를 하고 들어가니 깨끗하여 상쾌하다. 양심을 어기고 함부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문득 조선족이 많이 사는 중국 흑룡강성 일원의 문조차 없는 화장실과 비교된다. 도로를 몇 시간씩 달려도 휴게소가 없었다. 우리가 행복지수가 낮은 편인데 이런 모습을 보면 우리는 더 가다듬으며 긍지를 가져도 좋지 않을까?
건강하고 행복한 삶
윗몸일으키기를 하려니 몇 사람이 앉아있어 한참 기다려 겨우 차지했다. 벤치는 그냥 비워두고 그곳을 의자삼아 앉아 있으니 나밖에 모르는 사람 같다. 다른 사람 배려를 해야 하는데. 운동을 하다가 잠시 누워서 하늘을 본다. 별빛이 영롱하여 별을 세다가 샛별과 북두칠성을 찾았다. 북두칠성은 용호사 쪽 산 위에 걸려 있다. 밤하늘을 보니 만물의 영자이라는 인간의 존재도 미약하기만 하다. 그래도 걱정은 끝이 없다. 부근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려온다.
올해 농사는 잘 될까? 추석 차례상, 물가, 김장, 자녀교육 등 걱정을 한다. 모쪼록 올해도 풍년이 와서 경제사정이 윤택하게 되고 일자리도 많아져 모두가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되기를 처서를 보내며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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