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게 돌아가는 생활 속에서 세상은 우리에게 다양한 변화를 요구함과 동시에 수많은 새로운 것들을 생성해 내도록 부추긴다. 그러한 변화의 요구에 순응하며 잘 따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변화의 적응을 강하게 반발하는 이들도 우리주변에서 적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변화에 대한 저항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치밀한 검토 없이 새로운 생각이나 방식을 무조건 거부하는 성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역사 이래로 지금까지 변화에 대한 저항은 "창조적이며 지향적인 존재 방식이 발견될 때마다 재현되는 반응 이었다" 는 논리에 근거한다.

변화에 저항하도록 만드는 것에는 수많은 원인들 가운데서 가장 주된 원인은 아마도 게으름 일 것 같다. 사람들은 어떠한 일에 한 가지 방법을 정하고 나면 다른 방법을 고려하기 싫어하는 소위 '아집' 이라는 것을 발휘한다. 변화란 원래 일상적인 습관을 깨뜨려야 하는 일임과 동시에 어느 정도껏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통에 대한 지나친 신뢰감 또한 변화에 대한 저항의 주된 원인중의 하나이다. 여기서 만약에 전통이 '잘 보존된 선례' 이거나 과거의 발자취만을 단순하게 따라가는 것에 불과하다면, 실용주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가 말했듯이 삶의 <지향적인 태도>, 이를테면, 삶의 존재 방식에 대한 이율배반적인 것이 될 것이며 향상된 방법이나 수단을 모색하지 않은 것으로써 오히려 우리를 앞서 살다간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 될 것이다.

우리주변에서 흔하게 느끼는 감정이지만 변화를 싫어하는 진정한 이유 속에는 불안감이 내재해 있다. 따라서 우리의 능력으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저항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개념들과 습관적인 생활방식은 그런고로 설상가상의 불확실한 삶에 대하여 안정감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지나친 저항은 자기계발이나 창의적이며 진보적인 성향에 있어서 매우 불행한 일이다. 왜냐하면 변화란 먼저 새로운 개념으로 나타나서 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변화에 대한 저항 더 나아가 변화에 대한 의구심은 훌륭하고 가치 있는 새로운 개념과 진실성을 무시하고 버리는 것과도 다름없다.

그러나 새로운 개념이라 해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수많은 새로운 개념들이 가치 없고 허구적이며 비실용적인 것으로 밝혀지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저항과 불신을 떨쳐버리고 보다 나은 삶의 존재방식을 찾기 위해서 어떤 개념들에게는 개방적이어야 한다. 비록 그것들이 우리에게 생소할지라도 그리고 그것들을 경험하고 유용한 가치성의 결과들을 얻는데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지라도 우리는 언제라도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변화를 통하여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훌륭한 전통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박기태 건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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