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신문에서 '6075 新중년'이란 좀 생소한 말을 접하고 '중년(中年)'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40대 정도의 나이. 때로, 50대를 포함하는 경우도 있음'이라 씌어 있다. 내친김에 '노인'도 찾았다. '늙은 사람. 뚜렷한 기준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60세 이상의 사람으로, 특히 육체적으로 노쇠한 사람을 가리킴'으로 나와 있다. 그렇다면 필자도 노인이면서 6075 新중년에 포함된다.

최근 체력과 지력(知力), 사회적 측면에서 새로운 60대 이상 연령층이 등장했다고 한다. 대체로 노인층에서도 할아버지, 할머니 호칭을 반기지 않는 것처럼 필자 역시 아직은 듣기 거북하다. 그래서 신 중년(만 60~75세)도 출현했나 보다. 젊은 호칭을 더 듣고 싶어 하고, 청바지를 입은 채 영화관에 가며, 스마트폰 사용자가 날로 늘어나는 신 중년이다.


-산업화 역군의 원조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를 산업화의 역군이라고 부르지만 산업화 역군의 원조(元祖)는 신 중년(1938~1953년생)이라는데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필자도 신 중년층 막내뻘에 해당되니 일제강점기, 8·15 광복은 겪지 않았지만 갓난이 때 6·25가 발발했고 산업화 시대(1960~1980년)를 거쳐 IMF 외환 위기(1998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등 우리 역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은 세대다.

최빈국에서 경제발전 토대를 다지고 1970~198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이끈 산업화 역군의 원조가 신 중년이며 1970년부터 피와 땀으로 20년 동안 경제성장률을 15배 늘린 세대다. 그런데도 일부이지만 우리가 저절로 이만큼 잘 사는 것처럼 신 중년 세대를 폄하·경시하는 듯한 언행에 섭섭할 때가 있다. 만약 신 중년이 대처를 잘못했다면 지금 동남아의 가난한 나라보다 우리가 더 못 살고 있을 지도 모르지 않는가!


-적재적소에서 기여하도록


아직도 경제사정이 좋지 못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청년 취업난은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어, 신 중년 일자리까지 걱정할 겨를이 없지만 신 중년 대다수는 '100세 시대'를 맞아 심신 건강을 증진하고 여가를 활용하며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평생근로를 해야 한다. 영국에서도 중년은 53세부터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종전에 41세로 생각했던 중년의 기점이 50대 중반으로 늦춰진 것이다. 신 중년은 주관적으로도 자기 나이를 평균 7세 정도 젊게 본다고 한다. 희망나이는 실제 나이에 0.8을 곱해야 한다는 속설보다는 0.9가 더 적절하다고 여겨진다. 신 중년을 국가가 돌볼 복지대상으로만 여기지 말고 새로운 자산으로 인정하며 적재적소에서 기여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정년퇴직 후 실감한다. 저출산, 고령화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신 중년 활용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추석이 다가온다. 가정마다 젊은이는 신 중년과 웃어른의 은혜를 알고 공경하고, 어른은 어린이와 젊은이들을 격려·사랑·선도하는 바람직하고 행복한 추석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이고 미풍양속이다.



/김진웅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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